◆…금융위원회 제공.
실적 등 미공개 정보 공유해 7억원대 부당이득 챙겨
처음 활용된 강제조사권으로 불공정거래 연루 회계사 적발
외부감사를 맡은 상장기업의 실적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6일 제15차 정례회의를 열고 감사대상 상장사의 영업실적과 M&A정보 등 미공개 정보를 공유하고 주식과 주식선물 거래에 이용한 삼일과 삼정회계법인 공인회계사 9명을 적발해 고발 및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증선위에 따르면 이번 범죄의 핵심인 A씨는 2014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감사업무 수행 중 감사대상 상장사의 공시 전 실적정보를 취득해 매매에 이용했고, 감사업무에 참여하지 않은 상장사에 대해서는 동료 회계사로부터 미공개 정보 등을 받아 주식 거래에 이용했다.
A씨는 또 같은 회계법인 소속 B씨와 다른 회계법인 회계사 C씨와 공모해 상장사의 공시 전 실적 정보 등을 빼돌려 불공정거래행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40억원 가량의 주식 및 주식선물 거래를 했고 7억 63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회계사들로 모바일 메신저에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했고, 벌어들인 돈은 외제차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
이번에 적발된 9명은 대부분 해고되거나 스스로 회사를 그만뒀고 일부 회계사는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편 장기간 지속된 이들의 불법행위는 한국거래소가 이상거래 징후를 포착해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에 제공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본시장조사단은 2002년 도입 이후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권을 최초로 활용했다. 컴퓨터나 휴대폰 등 각종 디지털기기에 남아있는 데이터를 복구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첨단 조사기법인 '디지털포렌식' 기법으로 이들의 휴대폰 통화와 메시지 기록 등을 분석했고 미공개 정보 이용 과정에 연루된 다수의 회계사를 적발했다.
김홍식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장은 "자본시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가 집단인 회계사들이 조직적으로 기업의 미공개 결산 정보를 활용해 이익을 취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향후에도 강제조사권을 적극 활용해 불공정거래 근절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