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던 가계부채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다시 한 번 도마위에 올랐다.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가계부채를 늘린 주범으로 고금리 대출이자와 중도상환수수료를 꼽았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130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구당 6043만원, 국민 1인당 2199만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는 "지난 2008년 1분기 677조2000억원이었던 가계부채가 7년 2개월만에 453조3000억원으로 70% 증가했다"며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13년 말 160.3%에서 올 6월까지 9% 늘었다"고 말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경제위기가 닥치면 가계부채 취약층이 가장 먼저 신용추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다중채무자, 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 가계부채의 질적관리는 실패했다"며 "비은행권만 이용하는 다중채무금액은 2012년 53조9000억원에서 2015년 6월 67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고 힐난했다.
다중채무자뿐 아니라 60세 이상의 고령자 대출도 2012년 257만명에서 올 6월 309만명으로 늘었다는 것이 강 의원의 설명이다.
박병석 의원은 "한국은행과 KDI 발표한 가계부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보면 향후 금리인상과 부동산 가격하락 등 거시경제적 위기가 오면 위험가구, 위험부채,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등 가계부채 취약층이 우선적으로 심각한 위험에 빠진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다중채무자, 저신용자 등 가계부채 취약층은 110만명으로 추산된다.
정무위원들은 저신용 등급의 서민들이 가계부채로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주범으로 비은행권의 고금리 대출이자와 중도상환수수료를 꼽았다.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년 동안 20개 대부업체의 영업이익이 2배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이 1.6배 증가하는 비은행권 다중채무자는 1.6%에서 2%로 늘어났다"며 "같은 기간 은행권 다중채무자는 1.4%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과감하게 대부업의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부업체 이자를 최고 34.4%에서 29%대로 인하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며 "4대 금융상품을 5~7조 정도 공급하고 자활과 연계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아 취약계층을 돕겠다"고 답변했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서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1년 6월 정부는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마련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기로 발표했지만 4년 동안 금융권 중도상환수수료는 1조4000억원으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끊으면 경영에 타격을 받게된다"며 "미국은 대출금리에 중도상환수수료를 아예 포함시켜서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