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전문의 자격 인정 요건으로 '외국 의료기관에서 치과 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사람'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4일 '치과의사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18조 제1항이 평등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를 선고했다.
헌재는 "이미 외국 의료기관에서 치과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에게 국내에서 재이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부담"이라며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고, 법익 균형성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헌재는 1976부터 2003년까지의 구 전문의규정에 의사ㆍ치과 전문의 자격 인정 요건을 동일하게 규정했던 점에 비춰볼 때, 환자 치료를 위한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사전문의와 치과전문의 자격 인정 요건을 다르게 규정할 특별할 사정이 보기 어려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의 청구인들은 국내에서 치과의사면허 취득 후, 미국 치대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치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이들은 국내에서 치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려고 했으나 외국 의료기관에서 레지던트 등 소정의 과정을 이수한 자는 치과의사전문의 자격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일부 재판관은 청구인들의 평등권 침해에는 동의하나, 직업수행의 자유가 침해됐다는 부분에는 의견을 달리했다.
이진성ㆍ강일원 재판관은 "국내 사정을 고려해 치과전문의 자격 인정 요건으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전문의 수련과정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창종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은 치과의사의 직업수행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전문의로서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라며 "전문의 자격제도를 둔 취지, 국내 실정에 맞는 의료지식 및 관행, 의료소비자양상 등의 숙지한 사람만 치과전문의 자격인정을 받을 수 있게 한 입법목적 등을 고려할 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