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국세행정포럼에서는 부가세 대리징수제도 도입에 대해 국회와 국세청, 전문가 등 대부분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사업자 자금부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기재부는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부가치치세를 신용카드사가 대리징수하는 제도 도입에 대해 여야와 국세청이 공감대를 형성,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내년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획재정부가 매입세액 실시간 환급 문제, 현금영수증 징수 문제 등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제도 도입방안 검토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열린 국세행정개혁위원회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국세청이 후원하는 '2015년 국세행정포럼'에서는 부가세 대리징수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부가세 탈루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신용카드사를 부가세 징수의무자로 지정, 원천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부가세 탈루가 빈번한 주점이나 주유소업 등에 우선 적용한 후 점진적으로 업종을 확대하는 방법과 부가세를 징수하는 세율은 타 업종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10%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자의 자금부담 완화를 위해 세액공제 등 혜택 부여와 더불어 사업자의 현금유동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조기환급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세청과 카드사의 시스템을 연계해 사업자가 부담한 매입세액을 실시간으로 정산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세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도 부가세 대리징수제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사업자들의 부담이 없도록 하는 제도 설계를 주문했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부가세 대리징수제도는 이미 제도를 도입할 상황이 됐고 도입방법을 어떻게 할 것이지만 남아있다"며 "다만 사업자들의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병행되지 않으면 제도가 쉽게 안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현금영수증 제도를 도입했을 때 1%의 세금을 깎아주는 인센티브를 주기도 했는데 이런 방법이 제도 안착을 위해 필요하다"며 "제도가 도입되면 현금결제 유도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현금영수증 발행분에 대한 부가세를 신용카드사가 원천징수하는 방법도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 역시 부가세 대리징수제도에 대해 "혁신적인 방안"이라며 공감한 뒤 "다만 간이과세자는 세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세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럼에 앞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국세청은 부가세 대리징수제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관련 내용을 건의해 내년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최진구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은 포럼에서 "부가세 대리징수제도를 도입해 신용카드 결제 단계에서 부가세를 징수해 국고로 이전한다면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납세의식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에서는 제도 도입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한명진 기재부 세제실 조세총괄정책관은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비용이 많이 들면 생각해봐야 한다. 매입세액 실시간 환급 문제, 간이과세자 문제, 현금으로 결제했을 경우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필요하면 연구용역을 발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규안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무대리인의 금품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처벌을 공인회계사나 변호사 수준으로 높이고 금품비리 액수가 클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등의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무사 등록이 취소된 경우 3년의 재등록 제한기간을 다른 전문자격사 수준인 5년으로 연장하고 성실신고확인제도의 확인 주체인 세무대리인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완일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등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이 주어지는 자격사들은 세무사법에 따라 세무사 등록을 해야하고 처벌은 세무사법에 따라 받는다"며 "여배우 송모씨의 세무대리업무를 한 공인회계사가 세무사법에 따라 처벌받은 것이 그 이유"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세무사가 상대적으로 다른 자격사에 대해 상대적으로 처벌을 덜 받는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송재현 한국공인회계사회 국세연구위원장은 "처벌수준은 지금으로서도 충분하다. 자격정지 기간을 몇년으로 하든 성실신고 효과에 대해선 벼반 차이가 없다"며 "모든 세무대리인이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징계를 받는다는 위기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품수수에 대해선 지금도 형법상 처벌대상이 되기 때문에 굳이 이 부분에 대해 징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