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7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경제활성화-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활성화-노동개혁'관련 법안들이 막판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경제활성화-노동개혁 법안과 관련해 여야 합의처리 약속 이행을 촉구해 이들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가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 국회 기재위 '핫이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VS 사회적경제기본법 = 특히 경제활성화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현재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에 3년여 동안 계류 중인 법으로 야당이 내세우는 사회적경제기본법과 함께 정기국회 내 합의처리를 여야가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두 법안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극명해 이틀 남은 정기국회에서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위한 경제활성화 핵심 법안이어서 박 대통령은 임기 첫해부터 이 법안 통과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정부여당은 서비스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산업 인프라를 강화해 양질의 청년일자리 수 만 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공공성이 강한 보건 의료산업 분야에서 시장과 자본의 논리가 적용될 것을 지적하며 '의료 민영화'를 우려, 이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야당이 강력히 처리를 주장하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의 육성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사회적경제발전기금' 조성 등을 정부가 지원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출연금에 의존도가 높은 기금 조성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기재위는 이 두 법안을 심의할 경제재정소위를 열었지만 의견 차만 재확인한 채 합의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에 여당 소속의 기재위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여야 합의처리하기로 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논의를 압박했다.
정희수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기재위 위원들은 야당이 지적하는 보건의료 공공성 훼손 가능성에 대해 "공공성 관련 제도들은 건강보험법과 의료법 등 개별법에 근거 규정이 존재하고 있어 개별법 개정 없이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만으로 관련 제도나 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야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내에 보건의료 분야가 포함된 것 자체가 의료민영화화 '수순 밟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재정소위 야당 관계자는 "보건의료를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 자체가 의료민영화의 첫 단계다. 우리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며 "한번 허용하면 막을 수 없는 게 '민영화'다.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정부가 난색을 표하는 기금 문제 조성 등에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기금조성 문제와 공공조달 의무규정, 사회적경제원 소속 부분, 사회적 경제 범위 등 수정되어야 할 게 많다"며 "야당이 서비스발전기본법에 보건의료 부분을 완전히 빼자고 하면 이 법도 논의를 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다급해진 與, 野 압박카드 없고…'양보-타협' 정치력도 한계 = 무엇보다 법안처리가 어려운 것은 정기국회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의 야당을 압박할 '묘수'가 딱히 없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과의 여당 지도부가 회동을 통해 야당을 압박해도 이들 법안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앞서 관광진흥법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 처리는 국회 선진화법의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를 역이용해 예산안과 연계, 야당을 압박해 처리를 했지만 이제 이 방법도 쓸 수 없다.
결국 야당을 설득해 '양보와 타협'이라는 '정치력'을 보여야하는 상황이어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간 '2+2회동'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 역시 선거구 획정 문제로 이미 여야가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인데다, 여야 접점이 보이지 않고 있어 기대하기는 섣부르다.
김무성 대표는 "잘 아시다시피 야당이 지금 대화가 지금 잘 안 되고 있다"며 "오늘 원 원내대표가 야당 이종걸 대표에게 연락하기로 했지만 원래 우리가 합의한 대로 수순이 필요한데 야당이 안하고 있다.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정치는 '내일 일'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정기국회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대표 간 회동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박 대통령마저 이날 협상 파트너인 야당을 배제시킨 채 여당 지도부만 청와대에 불러 법안 처리를 촉구해 야당의 협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야당 관계자는 "자신들이 진정으로 통과를 시켜야할 법이라면 적어도 야당에 성의를 보여야하는데 박근혜정부는 그런 모습이 없다"며 "야당 대표와 회동해도 '靑-與野 3자 회동' 형식이다. 청와대와 여야 대표 회동은 사실상 야당압박이지 파트너로서 협조를 구하는 형식이 아니다. 오늘의 회동도 야당 무시를 계속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