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히든싱어'는 해외 수출까지 성공해 한류 콘텐츠 수출에 앞장선 음악예능으로 자리잡았다.<사진은 JTBC '히든싱어4' 캡처>
음악예능, 방송사 효자 프로 급부상
지난해 예능계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 아이템은 음악이었다. 2012년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며 올해 10%대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물론 MBC '일밤-복면가왕', JTBC '히든싱어4'·'슈가맨-투유프로젝트', Mnet '쇼미더머니4'·'너의 목소리가 보여2' 등 다수의 음악예능이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을 떠나 이들 프로그램은 방송 다음날이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했고 음원차트 판도까지 뒤흔들었다. 종합콘텐츠 기업 CJ E&M이 지난해 1월~11월 사이 방영된 184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콘텐츠파워지수(CPI)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복면가왕', '쇼미더머니4' 등이 10위권에 올랐다. 이는 2014년 조사에서 MBC '무한도전' 외에 10위권에 포함된 예능프로그램이 전무했던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과거 음악은 예능계에서 진부한 아이템으로 평가 받았으나 진화된 포맷으로 각 방송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11년 국가대표급 가수들의 경연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MBC '나는 가수다'의 바통을 이어받아 '불후의 명곡'은 가창력이 검증된 가수들을 대거 출연시켜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문명진, 알리, 손승연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스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2012년 '숨은 가수 찾기'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출발한 '히든싱어'는 시즌4까지 이어지면서 JTBC가 타 종합편성채널의 예능이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이도록 만들었다. 통 안에 숨은 모창능력자들과 원조 가수를 목소리만으로 구분해내는 '히든싱어'만의 방식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명곡의 재발견까지 이끌어냈다. 시즌4에서는 이은미, 임재범, 변진섭 등 방송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가수들은 물론 故신해철 편까지 다뤄 더욱 주목받았다. '히든싱어'의 명성은 해외까지 퍼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 이어 미국에도 포맷이 수출됐다.
◆MBC '복면가왕'·KBS '불후의 명곡'은 공중파 대표 음악예능으로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사진은 MBC '복면가왕' 페이스북, KBS '불후의 명곡' 홈페이지>
또 '슈가맨'은 과거 스타를 소환해 시청자들에게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여행을 선사했으며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노래 잘하는 일반인을 인터넷 스타로 급부상시켰다.
음악예능의 진화 이유에 대해 '복면가왕'의 민철기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본방사수의 의미가 퇴색된 시대라 순위를 정하는 음악 프로그램은 현재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사연, 긴장감 등 음악에 여러가지 버라이어티 요소들이 가미돼 인기를 끌게 됐다"고 전했다.
어느새 예능은 가족, 동물, 스포츠, 게임, 요리 등 끊임없는 아이템 발굴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방송인만 등장하던 과거 예능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셀프 인테리어 콘텐츠로 확장된 프로그램도 나오면서 이러한 기조는 더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한때 성공적인 음악예능의 포맷으로 여겨졌던 오디션 프로그램은 맥을 못췄다. 식상함은 곧 실패로 이어지는 분위기에서 음악예능이 올해 또 어떤 진화를 거듭해 안방에 즐거움을 선사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