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공급물량 33%축소…작년 12만5580가구, 올해 8만4676가구
조합비중 19.9%에서 29.3%…수익보다 안전 위주 전략 전환
지난해 물건이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주택공급을 크게 늘렸던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주택건설 빅4가 올해는 물량을 크게 줄이고 분양부담이 적은 조합비중을 높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올해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둡게 나오자 빅4가 일제히 공급물량을 줄이면서 분양 부담이 적은 편인 조합주택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주택시장은 금리인하와 정부정책에 힘입어 전국이 분양 열기에 휩싸이며 주택공급 가구수가 70만을 넘어서는 등 20년래 최대의 주택공급 물량을 쏟아냈다.
국내 최대 주택공급사 대우건설, 작년 주택공급을 크게 늘려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온 대림산업과 GS건설, 그리고 꾸준히 대규모 물량을 내놓는 현대건설 등 소위 주택건설 빅4가 시장을 이끌었다.
대우건설 '푸르지오'는 4만2000가구를 시장에 공급했으며 대림산업 'e편한세상'은 3만2000가구, GS건설 '자이'는 2만9000가구,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2만2000가구가 시장에 나와 이들 빅4의 총 공급규모는 12만5000가구로 2014년보다 130%나 많은 물량을 시장에 내놨다.
재작년까지 주택물량 1,2위를 다투던 삼성물산 '래미안'은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 때문인지 많은 물량을 내놓지 못해 순위가 뒤로 밀렸다.
주택공급 빅4 분양 실적 및 계획 (만 가구)
자료 : 각 회사
그러나 이렇게 작년에 공급규모를 크게 늘렸던 빅4가 올해는 공급물량을 크게 줄이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 회사는 올해는 8만4700가구를 공급할 계획으로 작년보다 33%나 줄인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작년 가장 많은 물량을 내놨던 대우건설이 40%나 물량을 줄이고, 대림산업도 35%, GS건설이 28%, 현대건설이 22%의 물량 공급을 축소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빅4의 축소계획에 대해 이들 회사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억제정책과 최근 금융권의 금리인상 그리고 작년 과열됐던 시장에 대한 조정심리 등으로 올해 주택분양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건설주택관련 연구소, 금융기관, 부동산 포털 등이 올해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주택현장에서 실제로 분양을 하고 있는 이들 건설사들이 공급계획을 줄이자 시장에서는 올해 시장이 위축될 것을 점차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 빅4는 2014년 보다는 55% 많은 물량을 내놓을 계획으로 올해의 시장이 작년보다는 줄어들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 리스크 줄이려 조합과 대도시에 집중...지방 물량 감소 전망
빅4의 올해 공급계획을 살펴보면 단순히 물량 축소에만 그치지 않고 전체 공급물량중 조합비중과 수도권 비중을 늘이는 등 작년보다 안정적인 공급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형사 주택공급중 조합비중 (%)
자료 : 각 회사
시장분위기가 가라 앉을 경우 아무래도 분양부담이 적은 재건축, 재개발 등 조합원 배정 물건이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작년 전체분양중 조합비중이 20% 였지만 올해는 53%를 조합에 배정해 절반 이상을 조합물량으로 채웠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각각 6.6%p, 6.3%p 조합물량을 늘렸고 대우건설만 조합물량을 줄였다.
수익성이 큰 일반분양을 줄이고 조합비중을 높이는 것은 그만큼 올해 시장을 수익보다는 리스크관리가 필요한 시장으로 본다는 해석이다.
이들 건설사들은 조합물량을 늘이는 것 외에도 올해 분양물량을 수도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형사 주택공급중 수도권 비중 (%)
자료 : 각 회사
용인동백, 인천 영종도, 오산, 평택 등 교통 과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게 조성돼 여전히 수요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신도시와 서울의 재개발지역에 신규공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수도권은 아니지만 작년 대규모 물량을 모두 소화해낸 부산과 김해지역에도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이 대규모 분양을 실시한다.
대우건설의 경우는 작년 수도권에 62% 물건을 배정했지만 올해는 87%의 물량을 수도권에 배치했다. 부산과 김해 물량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물건을 수도권과 부산권에 공급한다.
대림산업의 경우 작년보다 수도권 비중이 줄었는데 포항과 춘천의 대규모 재개발 물량이 5000가구 넘게 몰려 있기때문으로 그 외에는 대부분 수도권과 부산권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 정부의 급박한 정책변경...시장혼란 건설사 어려움 가중
빅4가 이렇게 작년과 올해의 공급전략을 완전히 다르게 전개하자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작년 시장이 너무 과열됐기때문에 올해는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시장을 리드하는 대형 건설사들의 실질적인 움직임은 시장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다.
이런한 가운데 시장 한편에서는 정부 정책이 시장을 혼란시키고 공급자와 수요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재작년 말부터 시장이 상승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올초에 이미 수백대1의 청약률이 쏟아지는 등 과열양상이 보이기 시작했는데도 정부는 연중 계속 금리인하와 대출우대정책을 실시해 시장을 지나치게 달구었다는 지적이다.
또 추석을 지나 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들고 미국의 금리인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는 주택대출 억제정책을 전격 예고해 시장을 너무 급박하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의 분양대행사 대표는 "작년의 분양열기는 정부의 주택지원정책과 함께 지난 6~7년 동안 워낙 시장이 얼어붙어 그에대한 심리적 반등 효과도 있었다"며 "올해는 그와 반대로 작년 대규모 공급과 가격 상승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더해 정부의 주택대출규제정책까지 가세해 단 1년만에 다시 침체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정부의 갑작스런 정책기조 변화가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