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合氣道)는 이기고 지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도장에서 하는 수련은 순간적으로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고 대처하는 훈련을 한다. 만약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하게 되면 매우 경직되고 거칠어 파트너를 다치게 하거나 괴롭게 할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면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키도가 바로 그런 운동이다.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펼쳐지는 위험을 감지하며 대응하는 운동이다. 검술을 할 때에도 지지 않으려고 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경직되어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약점을 느끼지 못한다.
검술을 하든 체술을 하든 지고 이기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무술이기에 승부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승부를 가르는 모든 무술은 강하다. 아이키도에서 보여주는 표현도 무술이기에 던지거나 제압한다. 하지만 상대를 이겨서 얻는 승리가 아닌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승리를 바라는 것이 타 무술과 다르다 할 수 있다.
승패를 가르는 운동을 하는 사람은 강해 질 수 있지만 아이키도가 진정 원하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 아닌 큰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아이키도가 바라는 수련의 결과는 사람을 크게 만드는 것에 있다. 아이키도는 누군가를 어떻게 이길 것인지 고민하는 무술이 아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운동이다.
아이키도는 몸으로 하는 대화라고 매번 말하고 있다. 누군가를 만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도 있다. 아니면 집에 돌아가서 혹은 잠자리에 들면서 또는 며칠이 지나서 곱씹어 생각할 수록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경험하는 사례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매번 기분 좋은 사람만 만날 수는 없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면 더욱 그렇다. 아이키도는 상호 관계 속에서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고 그것을 가능한 좋은 방향으로 인도한다. 인간관계를 좋게 하고 서로가 살아가면서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한다. 좋아하지 않은 타입이라 해도 소홀히 하지 않는 폭넓은 인간관계가 좋은 것이다.
 |
| ▲ 대한합기도회 |
우리의 삶이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순간 막가는 인생이 될 수 있다.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을 자제 시키고 어떤 상황에서도 나타나지 않게 해야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을 갈망할때 생기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멋진 삶이란 멋진 삶을 갈망하는 삶이다. 아이키도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합심해서 고민하는 운동이다.
수련할 때는 상대의 약점, 빈틈(헛점)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느끼게 한다. 파트너의 공격이 위험을 감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서로 합심해서 조화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고 결코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완력은 지지 않으려 할 때 나타난다. 때에 따라 펼쳐지는 파트너의 거친 공격은 강한 훈련에 도움을 주는 것일 뿐 절대 이기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검술을 수련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하게 되면 일반적인 타무술에서 보듯 완력과 스피드가 중요하게 되고 결국 한때 운동으로 잠깐하고 끝난다. 돌려 말하면 한철을 맞은 것처럼 한때(왕년에) 강했다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를 때 불평을 한다.
폭력적이거나 그 모습을 보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그 마음속에 폭력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이 나쁜 짓을 하면 후회하고 반성한다. 나쁜 사람은 나쁜 짓을 해도 스스로 잘못 되었다고 느끼지 않는다. 폭력을 미화하는 것은 그 속이 그렇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몸이 생각 같지 않거나 예전 같지 않다면 신경질 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수련중에 나타나는 완력은 그만큼 마음 수양이 안되어 있거나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있는 아이키도는 한때 강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야 하는 전 생애를 통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만들어 가는 운동을 하고자 한다. 그것은 편할 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똑같아야 한다. 그것이 고결(高潔)한 품격이다.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