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6700억원 감소
일반가맹점 수수료 인상도 일부 철회…
신용카드업계가 영세·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로 수익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반가맹점의 카드수수료 인상마저 어려움을 겪게되자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발빠른 변신에 나서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난달 31일부터 영세·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가 0.7%포인트 인하됨에 따라 연간 6700억원의 수수료수입이 떨어져 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일반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안이 정치권의 파상공세로 일부 철회돼 수수료수입이 더 줄어들 처지에 놓이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처럼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KB국민·신한·롯데카드는 비용절감에 나섰다. 현대·하나·우리카드는 주력상품의 영업활동을 강화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삼성카드는 모바일시장 저변 확대로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BC카드는 해외진출로 분위기 전환을 준비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수수료수입 감소로 올해 고난의 시기를 겪을 것"이라며 "이미 닥친 현실임을 빨리 깨닫고 주어진 환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KB국민·신한·롯데카드, 허리띠 졸라맨다
KB국민·신한·롯데카드는 수수료수입 감소로 인한 경영수지 악화에 대비해 비용절감에 나섰다.
KB국민카드는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임시조직을 정식조직으로 확대개편하고 적극적인 경영개선 노력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태스크포스 형태로 운영되던 경영개선관련 조직을 경영혁신팀과 비용혁신팀 등으로 상시조직으로 직제화했다"며 "업무효율성 제고, 비용효율성 증대 노력을 펼쳐 악화된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마른수건도 짜낸다는 심정으로 불필요한 업무추진비 축소 등 비용절감 노력을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돌아갈지 모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 내부의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내부비용의 누수방지와 총체적 재편을 위해 조직을 다시 꾸리고 있다"며 "이 작업을 선제적으로 완료한 후 신사업영역 진출을 도모해 수익성을 개선시켜 갈 예정"이라며 내핍경영을 실현한 뒤 신사업을 키워나가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 현대·하나·우리카드, 주력상품 강화로 활로 개척
현대·하나·우리카드는 주력상품 취급강화를 통해 수수료수입 악화라는 난관을 뛰어넘는다는 전략이다.
현대카드는 디지털 중심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현대카드'를 올해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또한 올초 "우리 스스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작년에 선보인 '락앤리밋' 서비스와 '가상비밀번호' 서비스와 같은 친소비자적 디지털 서비스를 보다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중심으로 위기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 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KEB하나은행과 연계해 하나금융그룹 통합멤버십인 '하나멤버스'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멤버스 가입자는 지난해 10월 첫출시 이후 현재 200만명을 넘은 상태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멤버스는 은행상품들과도 이어져 있어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나멤버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카드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은 지난해 11월 런칭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 영업망을 강화하고 리스와 렌터카 영역에도 손을 뻗을 것"이라며 "구멍난 수익을 메우는 동시에 할부금융 분야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삼성은 모바일, BC는 세계시장에서 해법 찾아
삼성카드는 모바일시장 저변확대, BC카드는 세계시장 진출을 통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모바일시장 저변확대의 일환으로, 종이신청서 없이도 발급받을 수 있는 '스카이패스 마일리지' 상품 2종을 지난달 출시한 바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모바일과 온라인신청 만으로도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종이신청서 보관비용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줄어든 비용은 다시 고객서비스 개발 등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BC카드는 작년 12월 글로벌브랜드인 아멕스(아메리칸익스프레스) 아시아 본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로 시장을 넓혀나가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인도네시아 법무부로부터 신용카드 프로세싱 합작법인 설립을 승인받고 인도네시아 사업진출을 확정지었다.
BC카드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의 범위를 국외로 넓혔다"며 "글로벌카드사와의 협업, 해외진출을 통한 인프라 확장 등으로 지금의 위기를 타개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