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주요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7일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일부 지표가 최근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 전반의 개선 추세는 약화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서비스업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광공업생산과 출하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경기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1월 중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둔화되면서 전월(2.6%)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수출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자동차(-3.1%) 및 ICT(-2.9%) 등 주요 업종에서 감소하면서 전월(-2.2%)에 이어 부진(-1.9%)한 모습을 지속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2.6%를 기록, 작년 평균(76.2%)을 크게 하회하면서 제조업생산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소비심리도 지속적으로 위축되면서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약회될 가능성도 있다.
1월 중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내구재가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한 데 기인했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그러나 서비스업생산은 3.0% 증가하며 전월(3.5%)보다 증가세가 소폭 둔화됐고,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더욱이 2월 중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100)보다 하락한 98을 기록하며 기준치(100)를 하회하는 등 소비심리는 점차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점차 둔화되고 있다. 1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전월(-1.3%)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전년동월대비 –5.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 내수출하도 9.5% 감소를 비롯해, 2월 중 기계류 수입액 속보치(2.1~2.20)도 20.0% 감소해 2월에도 기계류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DI는 "선행투자 관련 선행지표들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은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2월 중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의 영향으로 전월(-18.8%)보다 감소폭이 축소된 전년동월대비 –12.2%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일평균 수출은 여전히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어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품목별로는 석유류(-15.4%), 반도체(-12.6%), 자동차 및 부품(-6.7%)등 주요 품목에서 부진을 지속했고, 지역별로는 중국(-12.9%)과 일본(-15.0%)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KDI는 이 같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대외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어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금융시장 다소 불안한 모습이나, 저유가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는 등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