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4월 회의를 앞두고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준금리' 공방이 치열하다. '묶어야 한다'와 '내려야 한다'는 견해를 두고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뒤 10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상태다.
기준금리 동결론 주창자들은 경제지표가 일부 좋아질 조짐이 나타나고 채권 수익률도 미미한 수준이지만 개선되고 있다는 해석을 근거로 삼고 있다.
반대로 기준금리 인하론 지지자들은 박스권에 갇힌 채권 수익률과 아시아권 국가들의 기준금리 인하 행진을 들면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동결론, 채권 수익률 상승세…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기준금리 공방에선 '동결론'을 지지하는 세가 약간 우세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들은 최근의 경제 분위기로 꼽히는 ▲ 국제유가 상승 ▲ 경제지표 호조 ▲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감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의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채권시장은 최근 개선된 경제지표로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심리가 약화되면서 지난 4일을 저점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7% 상승한 1.50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5년물 역시 0.042% 오른 1.607%로 마쳤고, 10년물은 0.053% 상승한 1.844를 기록했다. 3년물과 5년물의 연중 최저치는 각각 1.431%, 1.536%이며 10년물의 최저치는 1.766%이다.
앞서 지난 3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나타났듯이, 금통위원들이 금리 인하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 연준이 6월 금리 인상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내자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인 것도 주목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결국 4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로 경제 호전에 대한 효과를 확신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하다는 것이 금투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경제지표 개선 흐름을 고려하면 4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하 기대의 형성은 쉽지 않다"며 "채권금리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보다는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로 반등할 리스크는 높다"고 말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은 3월 금통위 당시보다 경제지표나 경제심리 지수가 호전돼 정부가 경기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4월 금리 인하로 인한 효과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인하론, "2분기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 필요성 크다"
다만, 최근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출 및 채권 수익률이 부진해 2/4분기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 강세를 지속하던 채권시장이 4월 들어서는 좁은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방에서는 기준금리가, 상방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채권 수익률을 가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이번주 채권시장은 국고채 3년물 1.44~1.49%, 5년물 1.53~1.59%, 10년물 1.75~1.84%의 레인지 속에 강보합 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아시아권 국가들이 부양기조로 돌아서는 것도 금통위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인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지난 주 인도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데 이어 향후 태국 등 아시아권 내에서 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 "올 2분기 중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가 예상되며 4월이 최적의 시기로 판단되므로 듀레이션 확대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