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4.13총선 이후, 더민주가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면서 대선 1위주자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문 전 대표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14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 팩트TV영상캡쳐)
문재인 1위, 안철수 '존재감'…날개 꺾인 김무성-오세훈
16년만에 여소야대 정국 구도를 그리는 것으로 끝난 제20대 총선은 내년 대선주자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한판'이었다. 새누리당의 참패로 여당 거물 정치인들에게는 말 그대로 '무덤'이 됐고, 야당 주자들에겐 광폭의 '날개'가 됐다.
특히 더민주가 이번 총선에서 전국정당로 발돋움하게 되면서 야권 제1주자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 문재인, 14주 연속 대선주자 1위…호남 민심 주목 =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18일 발표한 총선 직후 14~15일 진행된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24.7%를 기록해 1위 자리를 단단히 지켜냈다.
이는 지난주보다 4.6%p오른 수치로 같은 조사기관의 14주 연속 1위다(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 무선전화(62%)와 유선전화(38%)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수도권 압승과 영남 총 9석 승리는 문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큰 발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문 전 대표가 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더욱 힘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재영입 1호, 2호인 표창원(경기 용인정)·김병관(성남 분당갑), 정윤회 비선실세 개입 논란으로 청와대에서 버림받은 조응천(경기 남양주갑), 세월호 변호사인 박주민(서울 은평갑), 국정원 출신 김병기(서울 동작갑), 홍보위원장 손혜원(서울 마포을), 국가재정분야 전문가로 영입된 김정우(경기 군포갑) 당선인 등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초선 배지를 달게 됐다.
또한 부산·경남(PK)에서 총 8석을 얻은 것 역시 문 전 대표의 지원군이다. 부산 사하갑 최인호, 북강서갑 전재수, 남구을 박재호, 연제구 김해영 당선인과 경남 김해을 김경수, 양산을 서형수 당선인은 참여정부 비서관 출신이거나 문 전 대표가 영입인사들이다.
이와 함께 문 전 대표가 직접 나서 경남 창원성산 지역 단일화를 성사시켜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당선된 것도 향후 대선에서 정의당과의 연대 '불씨'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호남 패배로 인해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총선 전 발언을 두고 반대 진영에서 끊임없이 '흔들기'를 할 것으로 보여 이를 어떻게 뚫고 갈지가 1위 주자로서의 과제가 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4.13총선에서 제3당 유효론을 입증해내면서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 안철수 '제3당' 입증, 당내계파-존재감 입증 관건 = 특히 국민의당이 3석만 빼고 호남 싹쓸이를 하면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역시 차기 주자로서 발돋움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대표 역시 전주보다 4.7%p 오른 18.9%로 대선 주자 2위를 기록했다. 한 때 한자리 수까지 떨어진 지지도가 총선을 계기로 급상승했다.
자신의 지역구(서울 노원병) 수성은 물론, '야권의 심장'인 호남 의석 총 38석을 따내면서 제3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여야 어느 쪽도 국민의당 승인 없이는 자신들의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없게 됐다. 정당투표율에서 더민주를 압도하며 제3당 유효론을 입증, 창당 3개월 만에 독자세력화에 성공함으로서 향후 대권 레이스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더민주, '비판'에만 몰두하다 3당으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지지층은 빠져나갈 수 있다. 또한 차기 당권을 두고 '천정배-박지원-정동영-김한길' 계 간 갈등이 표면화 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이 가까워지면 이들의 야권 연대 주장도 커질 것으로 보여 안 대표가 이런 갈등 상황을 어떻게 조율해내는지가 대선주자로서 리더십을 증명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4.13총선에서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에 출마, 패배하면서 대선 주자 입지도 흔들리게 됐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는 민심이반의 바로미터가 됐다. 한 때 상대 후보에게 20%p가까이 이기고 있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에게 역전패 당했다. 오 전 시장(39.7%)은 정 의원(52.6%)에 무려 12.9%p차로 패배했다.
오 전 시장이 20대 총선 출마선언을 하면서부터 차기 여권 주자로 지지율이 껑충 뛰어올랐지만 그의 낙선으로 차기 대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종로가 그동안 윤보선·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종로 지역구 의원은 그 상징성부터가 남다르다. 때문에 오 전 시장의 패배는 향후 그의 정치행보에서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9대 때 지역구를 종로로 바꿔 재선에 성공, 총 6선 고지에 오른 정세균 의원은 차기 당권 유력 주자가 됐다.
또한 대구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갑에서도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패배하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의 발돋움이 어렵게 됐다.
경기도지사였지만 자신을 '티케이(TK)의 적자'라고 강조하며 수성갑을 누빈 김 전 지사는 경기 군포 지역구 3선을 하다 '지역구도 타파'를 내걸고 두 번째 도전한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에게 대패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론조사에서 밀렸던 김 전 지사는 '석고대죄' 퍼포먼스까지 벌였지만 민심은 그가 아닌 김 전 의원에게 승리를 안겼다. 그는 37.7%를 득표한 반면, 김 전 의원은 62.3%를 득표해 무려 24.6%p라는 큰 점수 차를 냈다. 경기도지사에서 대구 의원으로 지역을 옮기며 대선 발판을 마련하려했던 김 전 지사 역시 내년 대선 유력 후보군에서 멀어지게 됐다.
하지만 대구 수성갑 승리로 4선에 오른 김 전 의원은 야권의 유력 주자로 급부상, 차기 당권 혹은 대권 도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원내대표 주자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4.13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지난 14일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껴졌다.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 대표는 야권분열 자극, '색깔론' 공세, 읍소전략 등 기존의 선거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53개 지역구에서 105석밖에 얻지 못한 결과는 역대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전적과 비교할 때 '참패' 그 이상의 아픈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선거를 지휘한 김 대표는 지역구 자신의 지역구(부산 영도구)는 지켜냈지만 패배 책임을 안고 대표직을 총선 직후, 사퇴해야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선거를 지휘한 김 대표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지 않겠나"라며 "그래도 여권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으니 자중하면서 기회가 됐을 때 대권주자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