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등급 이하의 중위험 회사채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무보증 회사채가 주를 이루는 국내 회사채시장에서 신용도가 떨어지는 중소·중견기업의 중위험 회사채는 '암 덩어리' 취급을 받게 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중위험 회사채시장에 대대적으로 메스를 댄다는 계획이다.
국내 회사채시장은 2008년 69조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51조원으로 2.2배 증가하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웅진·동양사태 등으로 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된 2013년 이후 A등급 이하 회사채는 순상환 추세를 지속했다.
AA등급 이상의 저위험 회사채 위주로 발행이 집중되고, A등급 이하의 중위험 회사채 발행은 위축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는 것이 금융위의 분석이다.
이는 국내 회사채시장이 무보증 회사채를 중심으로 발행·유통되기 때문이다.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하기에는 신용도가 부족한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담보부채권은 손에 꼽을 정도다.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저위험 채권 발행에 편중돼 있고, 신용도가 낮은 중소·중견기업은 대부분 유동화보증(P-CBO) 등 정책적 지원을 통해서 회사채를 발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담보부사채의 잔액은 3000억원으로 무보증회사채의 0.2%에 불과했다.
금융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모채 잔액이 있는 266개사 중 공기업이 10개, 대기업그룹 계열사가 108개로 대부분이었고 중소기업은 5개사(모두 BBB 이하)에 불과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들이 회사채를 기업들의 자금 조달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중소·중견기업의 담보부 사채를 늘리는 등 회사채시장은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