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한 야당의 청문회와 국정조사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야당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부 입장을 밝히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서별관회의에서 산업은행을 통한 공적자금 투입 내용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문제를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는 문건이 공개되면서 야당은 거듭 청문회 및 국조를 내세우고 있어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5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서별관회의 국정조사' 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속칭 서별관회의를 포함한 조선해운산업의 부실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국정조사 요구서를 더민주 전원이 발의한 상태"라며 "새누리당은 본회의 의사일정에 대해 여야 합의가 우선적으로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은 "여야 합의 없이 의원들이 발의한 국조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국조 요구를 거부했다.
하지만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같은 당 홍익표 의원이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문제를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는 문건을 전날(4일) 대정부 질문에서 공개한 것을 언급하며 "어제 대정부 질의에서 이른바 서별관회의 자료가 공개됐다. 그동안 추측으로만 제기됐던 각종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세금 수조원이 부실기업에 지원되고 증발하도록 방치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문제는 복잡하게 말할 필요가 없다. 서별관회의를 왜 했느냐, 잘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떤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도 없이 또 수조원의 돈을 퍼부어야 하는가. 더민주는 도저히 그럴 수 없다"며 거듭 청문회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어떤 이유와 누구의 잘못으로 이 부실이 커졌고 서별관회의에서 지원하기로 한 돈은 어디로 갔고, 대우조선은 왜 살지 못했고 정부는 대우조선에 왜 또 돈을 퍼붓는지 밝혀야 국민 설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제대로 파헤쳐서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더민주가 국민 세금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서별관회의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이나 부실경영에 대해 정부당국의 책임을 분식하는 자리였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과 불법에 공범이 된 자리"라고 비난했다.
심 대표는 "경영진은 경영에 실패했고, 감독당국은 감독에 실패했고, 정부당국은 관리에 실패했다"며 "대우조선이 저가 수주하고 이를 은폐하고자 분식회계를 저질렀는데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이것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 정부당국은 이런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되는데 서별관회의에 모여서 대규모 분식회계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규명은 고사하고 오히려 천문학적인 돈을 추가로 투입해서 부실규모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특히 "따라서 국정조사 개최를 비롯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성역 없는 진상규명부터 필요하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심 대표는 "그렇지 않고서는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