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동상이몽' 폐지…국민MC 유재석 어떡해?

'슈가맨' 소재 고갈?…"박수 칠 때 떠난다"
말 많은 '동상이몽' 폐지…"괜찮지 않아"

국민MC 유재석의 7월이 심상치 않다.

야심차게 투입돼 진행하던 SBS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 (이하 '동상이몽')와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 (이하 '슈가맨')이 폐지 됐기 때문이다. 두 프로그램의 종영 시기는 비슷하지만 평가는 서로 상반됐다. 한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들었고 또 다른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에도 매 회 논란을 키워가다가 결국 종영됐다.

두 프로그램 다 유재석으로 인해 화제를 모았고 파일럿으로 방송되다가 정규 편성됐으며 비교적 짧은 기간 방영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대 공감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유재석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유재석의 첫 종편 진출작으로 주목받은 '슈가맨'은 지난해 8월 파일럿으로 처음 기획돼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파일럿 당시에는 슈가맨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 길어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규 편성을 앞두고 두 달 간의 정비를 통해 대중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려 노력했고 다시 돌아온 '슈가맨'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추억이라는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며 큰 인기를 얻은 '슈가맨'은 미스터 투, 줄리엣, 녹색지대, UN, 파파야, 량현량하 등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슈가맨을 소환해 화제를 모았다.

또 이런 슈가맨의 노래를 김범수, 박정현, 엑소, 트와이스 등 다양한 쇼맨들이 재해석해 부르면서 방송 다음 날인 수요일이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가 온통 출연자들의 이름으로 장식되는 등 이슈몰이와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데 성공했다.

'슈가맨'은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인 5.5%가 넘는 시청률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인 소재 고갈로 제작진과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이에 제작진 측은 더 좋은 콘텐츠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12일 자체 휴식에 들어갔다.

'슈가맨'의 윤현준 CP는 "프로그램이 아예 폐지되는 게 아니다.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은 종영하지만 또 다른 프로젝트를 찾아 돌아올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미정"이라고 시즌2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 계속된 논란으로 불명예스러운 종영을 하게 된 '동상이몽'

반면 2015년 설 파일럿으로 시작돼 그해 4월 정규 편성된 '동상이몽'은 '슈가맨'과 다른 이유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사춘기 자녀와 부모가 갈등 원인을 찾고 화해를 모색하는 과정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방송 초반 청소년들의 다양한 고민을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소재가 고갈돼 과장된 연출이 나오면서 시청자들은 '동상이몽'에 혹평을 쏟아냈고 덩달아 MC인 유재석에게도 책임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월 방송된 '10대 쇼핑몰 사장님'편과 3월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들이 출연한 'BJ 우앙' 편은 너무 직접적인 홍보가 아니냐며 '동상이몽' 비판의 불을 지폈다. 또한 지난해 7월 방송된 '스킨십 아빠'편과 지난 6월 방송된 '현대판 콩쥐팥쥐' 편은 방송 이후 사연 신청자가 "시청률을 위한 PD의 과장된 연출"이라고 SNS를 통해 밝히며 조작 방송 의혹까지 받게 됐다.

유재석, 김구라, 서장훈 등 MC 및 패널이 제시하는 해결책에 현실성이 없다는 점 역시 비판 요소였다. 가족 내 문제인만큼 접근하기 민감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현실적인 조언보다는 이상적인 화해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상이몽'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유재석 책임론도 급부상했다. 유재석은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역할이 없었고 늘 한결같이 내뱉는 교과서 같은 멘트는 식상하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이에 SBS 측은 지난 4일 공식 입장을 통해 "'동상이몽'이 1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시즌 2를 기약하며 종영한다"고 밝혔다.

호재와 악재가 겹친 유재석은 최근 '마리텔'’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이경규에게 예능인 브랜드 평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한국 기업 평판연구소의 예능 방송인 브랜드 평판 7월 조사 결과 1위는 이경규, 2위 유재석, 3위 김국진으로 분석됐다.

유재석은 이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 3', MBC '무한도전'등 모두 세 개의 프로그램만 진행하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됐던 두 프로그램이 상반된 결과를 낳은 만큼 앞으로 유재석의 작품 선정에도 신중한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