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는 적자 기업도 성장 가능성만 있다면 상장과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일 '9월 금융개혁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장하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별도 상장요건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 증시는 상장기업 도산에 따른 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해 매출과 이익이 있는 기업에만 상장을 허용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왔다.
하지만 엄격한 상장·공모 기준 때문에 정작 투자자금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있거나 매출·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화 단계의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금융위는 9월부터 재무적 성과에 편중된 상장요건 확대해 시장 평가나 기업의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테슬라 요건'을 발동한다는 계획이다.
적자 기업이라도 R&D, 생산기반 확충 등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한 것이라면 상장이 가능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기자동차 제조기업 테슬라는 적자 상태에서 나스닥에 상장해 공모자금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컸다"며 "테슬라가 한국기업이었다면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성장기반을 마련하기는 곤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적자기업 상장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공모가 산정의 투명성·객관성 확보, 상장주관사의 시장 조성 의무 강화, 투자설명서를 통한 관련 정보의 충실한 제공 등 안전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상장제도 개편과 연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공모절차도 개편한다.
기존의 공모제 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가치(공모가)를 산정할 때 상장주관사에게 폭넓은 자율성을 누릴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한다.
상장주관사가 수요예측 등 절차 없이도 공모가 산정 시 다양한 기업을 활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다. 단, 상장주관사는 일정기간 시장 조성자로 활동해야 한다.
임 위원장은 "구체적인 상장·공모제도 개편 방안은 9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