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공개한 퇴직공무원 정부포상 후보자 사전공개 명단 중 일부. 최종적인 검증이 이루어지기 전 단계이지만 금품수수 의혹으로 현재 도피생활 중인 인사가 후보자 명단에 포함,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1월~6월)에 걸쳐 퇴직한 총 167명의 전직 국세공무원의 이름이 후보자 명단에 포함됐으며 국세청은 오는 10월12일까지 이메일 또는 팩스로 이들의 포상과 관련한 의견을 제출 받을 예정이다.
금전적 혜택은 없지만 젊은 시절 공직에 투신, 반 평생을 몸 담으며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인정받는 의미를 지닌 퇴직공무원 정부포상.
하지만 이 같이 명예로운 국세청 퇴직공무원 정부포상 후보자 명단에 부적절한 인사가 몇몇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공개된 후보자 명단에는 현재 검찰 수사망에 올라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 세무서장 L씨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말 명예퇴직한 L씨는 2014년 지방국세청 조사국 관리자로 근무할 당시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현재 검찰 수사망을 피해 잠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미 그와 관련한 의혹 수사를 위해 소속 지방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진행했다.
국세청은 L씨를 후보자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공직생활 동안 법절차 준수 및 납세자 권리보호에 앞장서고 국세청 신지식국세공무원으로 선정되는 등 국세행정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후보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L씨 뿐만이 아니다.
금품수수 의혹을 받아 지난 6월말 명예퇴직을 서둘렀다는 소문이 파다한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일선 세무서장 출신 R씨 역시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기 전 지방국세청별로 포상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증을 실시한다. 기본적으로 재직기간 요건을 충족하고 추천 제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퇴직공무원들은 후보자 명단에 모두 포함된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은 훈장 대상자는 33년 이상, 포장 대상자는 30년 이상, 대통령 표창 대상자는 28년 이상, 국무총리 표창 대상자는 25년 이상 근무하면 후보자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 지방국세청에서 자체적인 징계 조회를 통해 견책 이상의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아예 후보자 명단에서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즉 25년 이상 국세청에서 근무하면서 견책 이상의 징계를 받지 않은 경우라면 모두 후보자 명단에 포함된다는 것. 이들이 퇴직자 정부포상 후보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이유다.
특히 L씨의 경우 후보로 선정된 이후 문제가 불거진 케이스인데다 후보자 명단 공개 후 추가 검증을 통해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인사들은 최종적으로 걸러지게 된다며 검증 시스템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후보자 명단)사전공개 후 30일 동안 추가적으로 경찰청 등에 형벌사실 관련 조회를 요청하고 국세청 청렴세정담당관실에서 자체적으로 징계이력 조회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종 포상자는 12월 행정자치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