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정유라 보증신용장 개설 특혜 아니다" 해명

최순실씨의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가 국내 시중은행인 KEB하나은행으로 '불똥'이 튀었다. 최순실 (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 정유라씨가 독일에서 구입한 부동산의 자금출처로 제시된 이 은행 발행의 '보증신용장 (stand-by L/C=letter of credit)'에 대해 일각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하나은행측은 “아니다”고 강력하게 해명하고 나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유라씨는 지난해 12월 최순실씨와 공동 명의로 등기된 강원도 평창 땅을 담보로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에서 '보증신용장'을 받은 뒤 이를 갖고 이 은행의 독일 법인에서 유로화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빌린 돈의 규모는 25만유로로 우리 돈으로 따져 약3억2000만원 규모로 전해졌다.

보증신용장이란 수출대금 결제를 위한 화환신용장 (Documentary letter of credit)과 달리 금융서비스나 채무이행의 보증을 목적으로 개설하는 '특수한' 클린신용장 (무화환신용장)을 일컫는다.

예컨대 국내 상사의 해외지사가 수출입거래에 필요한 운영자금, 국제입찰참가에 따른 입찰보증, 계약이행보증, 선수금환급보증차입을 위한 자금을 필요로 할 때 국내 외국환은행이 이를 보증할 목적으로 해외은행 앞으로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정치권과 금융권 일각에서 정유라씨에 대한 KEB하나은행의 보증신용장 개설이 “일반적이지 않다” “19세 개인에게 발급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특혜가 제공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지난 28일 정무위 예산심사에서 질의를 통해 “정유라씨가 기업들이 사용하는 스탠바이신용장을 국내 은행에서 받은 뒤 독일 현지 법인에서 외화로 대출을 받았는데 이는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편법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은 논란 확산에 따라 지난 30일 오후 '외화지급보증서 (스탠바이신용장)와 관련한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KEB하나은행 입장' 제목의 해명자료를 통해 “보증신용장은 기업과 개인 발급이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따라서 “이는 이례적인 거래가 아닌 일반적인 거래로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이 은행에서 보증신용장을 발급 받은 고객은 총 697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개인은 802명에 이르렀다. 개인 비중이 11.5%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까닭에 “이례적인 경우가 될 수 없다”는 것이고 또 "보증신용장은 부동산담보를 취득한 뒤 발행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은행측은 해명자료에서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라 한국은행으로부터 '보증계약신고필증'을 발급받아 적법하게 보증신용장을 발행했다”며 “이 건과 관련해 취급된 대출도 자금용도에 맞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KEB하나은행은 이에 앞서 일부 언론에서 언급된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 기간을 연장한 것도 이번 건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종합검사는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26일까지 예정돼 있었다”며 “현재는 1주일 연장해 최소 인원만 남아있으며 기존 종합검사에서 미진했던 부문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은 이와 함께 “전 독일법인장은 1962년생으로 해외근무 경력이 풍부하고 우수한 영업실적 및 뛰어난 업무 추진력 등을 감안해 적정한 임원 선임 절차를 거쳐 임원으로 선임됐다”고 해명서를 통해 밝혔다.

이어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전체이익 중 글로벌사업 이익비중 40% 달성이라는 전략목표를 대외적으로 발표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영업 1,2본부를 신설했다”며 또 “현직임원 중에서도 해외 지점장 및 법인장으로 재직 중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 다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