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윤경 의원실 제공
계열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전체 여신규모는 9조원대이고 이의 60% 가량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신용공여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6월말 현재 한진그룹 여신현황' 자료를 통해 한진그룹 계열사 전체에 대한 은행대출, 지급보증, 미사용약정 등 여신의 총 규모가 9조132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제윤경 의원실에 따르면 관련 여신 자료는 금감원이 지난 9월 23일까지 국내 주요 은행들에 제출을 요청해 집계한 것. 금감원은 당시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에 따른 금융권과 국민경제 전반에 번질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 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진 계열사 신용공여는 대출채권 5조5723억원, 지급보증 3조2825억원, 미사용약정 등 2778억원으로 구성됐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 3조292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산은의 신용공여는 거의 대부분인 3조904억이 대출채권 형태다.
수출입은행도 한진그룹에 3조1999억원의 여신을 갖고 있다. 2조6240억원은 지급보증이고 대출채권은 5700억원이다. 그 외 국내 주요은행으로는 하나은행 (7702억원), 농협 (5820억원), 우리은행(5248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한진그룹의 계열 회사별로는 대한항공 (6조511억원)이 가장 많았다. 한진해운은 2조132억이다. 제윤경 의원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만 여신 건전성 분류가 '고정~추정손실'이고 나머지 계열사는 전부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담보의 경우 다른 계열사는 전부 40%가 넘었지만 한진해운만 담보 비중이 21.6%에 불과해 대출금 회수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제 의원은 “한진해운 여신액이 그룹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 내외에 머물지만 간단히 볼 사안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 여신의 부실화가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한진해운의 위험이 한진그룹으로 또 국내 금융권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제 의원은 “실제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을 통해 매출채권을 담보로 600억원 가량을 지원하기도 했고 한진해운의 2200억원어치 영구채를 받아주는 등 계열사 간 지원이 이뤄진 적 있다”고 했다. 그룹의 지원에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행이 결정돼 전체 계열로 번질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는 것이 제 의원의 시각이다.
그는 “금융감독원은 이런 상황을 인식해 이례적으로 금융권에 그룹 여신 현황 제출을 지시해 놓고서도 별도의 내부 검토나 리스크 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제 의원은 이와 관련 “금융감독당국의 직무유기”고 말했다.
제윤경 의원은 “한진해운 법정관리행은 금융 감독 당국의 책임도 있는 바 한진해운의 부실여신으로 인한 리스크가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국내은행 여신에 따른 리스크를 예측,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