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내수경기 부진, 물가 상승, 실질국민소득 하락과 더불어 고령화에 따른 유병장수시대에 본격 돌입하자 올해 생명보험 상품의 트렌트가 3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2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 상품의 트렌드는 ▲저렴한 보험료의 저해지환급·변액상품 ▲간편심사보험 ▲헬스케어 서비스 등으로 분류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LG경제연구원의 '2017년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국내경제성장률은 2.2%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가계의 경제불황 체감도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평균여명의 증가와 각종 질병·재해의 증가로 사망보다는 살아있을 때 삶의 질을 더 중시하게 되면서 장수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건강에 대해 양보다는 질, 치료보다는 예방이 집중되면서 개인 맞춤 헬스케어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불황·인플레이션 대비 저해지환급·변액상품 인기
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물가상승, 가계부채의 증가는 가계경제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준금리의 경우 2000년 대비 현재 76.19% 감소한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51.67% 상승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힘들어 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특히 장기계약의 특성을 갖고 있는 생명보험에서 금리하락과 물가상승은 보험금의 실질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보험업계는 이에 따라 저(무)해지환급형보험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싼 보험료로 이전과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험료 납입기간 내에는 해지환급금이 적은 대신 동일한 보장으로 보험료를 최대 38%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불황 장기화에 따른 소비여력감소 상황에서 합리적인 보험료로 노후·건강 보장을 준비하려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평을 듣는다.
이와 함께 물가상승에 따른 보험금 실질가치 하락에 대비해 새로운 투자방식의 변액보험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단순한 펀드투자가 아닌 ELS와 연동한 펀드 운용, 시장상황에 맞는 전문가의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으로 투자수익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보증옵션을 통해 투자수익율 하락의 경우에도 실적과 상관없이 기본 생활자금에 대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고령화·의료비 급증에 간편심사·건강집중 보험 등장
베이비붐세대가 은퇴기로 접어들면서 국내 고령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는 639만명(전체인구의 12.6%)이다. 이들의 진료비는 18만5157억원으로 전체의 38.8%에 달한다.
65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32만5594원으로 전체 대비 3.1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이와 같은 추세를 고려해 장수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보험가입을 하지 못한 노인·유병자에게 복잡한 계약심사 과정을 간소화한 '간편심사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간편심사보험은 과거 경험통계의 부족으로 개발하지 못했으나 보험가격자율화를 통해 가입요건을 낮춰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노후 사망에 대한 보장 대신 노후 생활자금, 주요질병에 대한 진단금에 대한 보장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면 기존 CI보험(Critical illness)이 '중대한', '치명적' 질병만 보장해 지급받기 힘들었다면 GI보험(General illness)은 '중대한', '치명적'이란 단서조항을 없애 지급여건을 완화했다.
이와 함께 노후 생활자금이 필수 요건으로 급부상 하면서 사망에 대한 담보를 축소하고 생활자금 선지급과 질병발생의 보장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건강수명 인식 증대로 헬스케어 서비스 각광
생보협회에 따르면 건강수명에 대한 인식 증대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과거 질병치료를 주목적으로 환자에 대한 사후치료(Cure)가 발달했다면 최근에는 IT, 전자 등의 발달과 인식변화 때문에 정상인의 건강관리(Care)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겼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급격한 고령화, 의료비 지출 증가, IT와의 융합 등에 따라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보험업계는 따라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개인의 경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질병예방을 통해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소시킨다"며 "보험사는 손해율 개선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과 1:1 플래너 배정으로 Hot-Line을 통한 실시간 상담, 질병 발병 후 지속적 치료관리, PET-CT제공, 유전자검사와 면역세포 보관서비스를 우대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생활습관과 건강상태에 따라 보장을 차별화하는 고객맞춤형 보험상품이 개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