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덤핑주류 가운데 상당량은 주류제조사 출고가격보다 오히려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주류유통업계에 따르면 제조사출고가격 2만2천1백52원인 맥주가 최근 일부 서울지역에서는 출고가격에도 못미치는 2만1천8백여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맥주 덤핑가격은 지난 7월에 집계된 덤핑가격 2만2천여원보다 3백여원이 더 하락된 것이다.
제조사 출고가격 2만2천9백원인 360ml용 소주의 경우도 2만3천2백여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의 덤핑가격 2만3천3백여원에 비해 1백여원이 하락된 것이다.
더욱이 제조사 출고가격 9만1천7백여원인 일부 국산양주의 경우는 8만6천여원에 덤핑거래되고 있어 지난 7월의 덤핑거래가격 9만3천여원에 비해 무려 5천7백여원이 낮아졌다.
업계관계자는 이와관련, "주류구매전용카드가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한두달간 잠잠하던 주류덤핑거래가 최근들어 다시 활개를 치고 있으며 덤핑가격도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덤핑주류는 주로 연쇄점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근원적으로 각 주류 제조사에서 관행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판매량 할당제' 와 외상거래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제조사와 연쇄점간 외상거래로 인해 미수금이 있는 상태에서 제조사 내부적으로 판매물량이 할당돼 내려오다 보니 덤핑으로라도 물량을 더 출고시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제조사와 주류도매업체, 최종소비자간 정상적인 루트를 통한 거래에는 제조사 출고가격에다 도매상이 최소 3% 정도의 마진률을 붙이고 여기에다 일반업소가 또 다시 5%∼30% 정도의 마진율을 붙인다"며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정상적인 주류유통업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주류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도 마찬가지 상황들을 설명한 뒤 "덤핑주류의 활개는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주류유통업체들의 몰락을 가져온다"며 "주류업계의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류제조사인 J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이와관련, "영업부서에 판매물량을 할당하는 일은 현재 없다"고 강조한 뒤 "영업관리를 위한 목표관리는 영리획득을 위한 기업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어서 하고 있지만 강제적으로 판매량을 지시하는 할당제의 개념은 도입한 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