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재경위원들의 질문은 국세청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방안, 세무조사 선정기준 등의 법제화 방안, 부실과세 방지 대책 등 주로 정책검증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개인 신상에 대한 검증측면에서 이 후보자의 개인재산에 대한 추궁이 있었으나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도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 이상의 핵심을 찌르는 '예봉'을 내놓지 못했다.
또 이 후보자가 장남의 강남 아파트 보유문제, 언론사 세무조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부동산 투기의혹 조사 등 민감한 질문들에 대해 침착하고 적절한 답변으로 대처해 의원들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말그대로 이번 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 인물됨됨이, 세정철학 등이 '이정도구나' 하는 점을 살펴보는 수준이었다는 것.
아울러 이 후보자는 시종일관 '죄송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의원들의 세정차원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사실이다. 반성해 나가겠다'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하는 등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자는 장남의 강남 아파트 보유 문제와 관련 "결혼하면서부터 모시고 살고 있는 외조모의 배려일 뿐"이라며 "증여 과정에서 388만원에 이르는 증여세를 정상적으로 납부하는 등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 당시 서울청 조사2국장으로 조사에 임했던 이 후보자는 "언론사도 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의 객관성과 공정성 부분에서 (정기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통상 5년 단위 정도면 일반적으로 조사대상이 되는데 딱 5년이라고 끊을 수는 없고, 성실도에 따라 시차가 조금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이르면 내년부터 언론사별로 순차적으로 세무조사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경제부총리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를 위한 경위파악 등 기초적인 검증작업을 하고 있다"며 "탈루사항이 있으면 과세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빠른 시간 내에 조사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조사에 착수하면 4주 이내 최종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별 다른 이슈 없이 진행된 이날 인사청문회는 당초 오후 6시로 예정됐던 산회시간 보다 1시간 가량 앞당겨진 오후 5시경에 끝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