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개월 사이에 이기준(李基俊) 전 교육부총리, 이헌재(李憲宰) 전 경제부총리, 최영도(崔永道) 국가인권위원장에 이어 '과거 의혹'에 따른 네번째 낙마인 만큼 청와대가 체감하는 부담은 적지 않다.
청와대가 국민의 높은 도덕 수준에 부합하는 철저한 검증을 했다면 이같은 불미스런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게 시중 여론이다. 따라서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물론 강 장관이 사퇴에 이르게 된 각종 의혹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인사검증의 문제만으로 단정할 수만은 없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아들의 취직청탁 의혹의 경우에는 강 장관 재직중에 일어난 일이므로 인사검증과는 관련이 없으며 지인들의 부동산 의혹 역시 검증대상 밖이라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현재 청와대는 '인사검증시스템 정비'를 목표로 제도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사문제로 더이상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지난 25일 중앙인사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한 지적을 받곤 한다"며 "인사검증 제도개선에 대한 본격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인사파문 이후 인사검증시스템 정비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이 역시 "인사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해 개선대책을 세우라"는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여러 자리에서 ▲국무위원 국회 인사청문회 실시 ▲후보자 동의하 재산검증 ▲후보자 설문조사 ▲부패방지위원회 등 외부 기관의 인사검증 등의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하고 인사수석실 등이 참여한 '태스크포스'가 인사검증시스템을 정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방위, 중앙인사위와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청와대가 마련중인 새 인사검증시스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작업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제화까지 할 경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새 인사검증시스템의 방향은 가급적 빨리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가 새로운 인사검증시스템을 도입해 빈틈없는 검증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검증결과를 해석하는 '판단'의 문제는 그대로 남게 돼 이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관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