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
홍준표, 보수층 지지세에 더 막말 쏟아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지만 연일 '막말'을 쏟아내면서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홍 후보의 막말은 일부 극우보수층을 겨냥, 그들의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한 전략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과거부터 구설수에 자주 오른 바 있는 그의 직설적 성격이 극우층을 결집시키면서 오히려 막말 수위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앞서 구설에 오른 바 있지만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도 유세에서 "에라이. ×××의 ××들”"등 자극적인 말을 쏟아 내고 있다.
특히 홍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은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학 시절, '돼지발정제' 성폭행 모의 방조담을 버젓이 자신의 자서전에 쓴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되어 사퇴압박을 받기도 했다. 여성시민단체들의 비난은 예사로 받고 있다.
지난 3월 17일 YTN 인터뷰에서도 "하늘이 정해 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설거지)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고 해 공분을 산 바 있다.
대선출마 선언 후 기자회견에서도 "유죄판결 나온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야권 지지층들의 맹비난을 받았다. 또 페이스북을 통해 "부모님 상도 3년이 지나면 탈상을 하는데 아직도 세월호 배지를 달고 억울한 죽음을 대선에 이용하는 사람들의 작태를 보고 이들은 이 나라를 참으로 우습게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세월호 참사를 폄하하기도 했다.
전날(30일)에는 여론조사 기관을 향해 "여론조사가 자기들끼리 짜고 한다. 어떻게 하면 홍준표를 비틀까 한다. 내가 집권하면 없애버린다"고 겁박하기까지 했다. 또한 현장 유세에선 선거에서 지면 빠져 죽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앞서 홍 후보는 과거 한나라당 대표(자유한국당 전신)를 하던 시절과 경남도지사 재임 당시에도 막말로 구설에 자주 올랐다.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당시 대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타운미팅 자리에서 "이대(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 한다", "꼴같잖은 게(같은 당 소장파 의원)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 등의 말을 해 당내에서도 지탄을 받은 바 있고,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온 나경원 의원을 향해서는 "거울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비하했다.
또 경남도지사 시절인 지난 해 7월엔 자신의 사퇴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여영국 정의당 도의원 향해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2년간 단식해봐. 2년 뒤에는 나갈테니깐"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기자들에 대한 막말도 도를 넘는다. 한나라당 대표 당시 2011년 7월 참여연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삼화저축은행 불법자금의 '홍준표 유입설'에 대한 여성 기자의 질문에 "그걸 왜 물어, 너 그러다가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말해 논란이 일었고, 끝내 홍 후보는 당시 해당 매체로 직접 가서 기자에게 사과해야 했다.
또 2011년 11월 기자들과의 만찬자리에서 "이달 안에 FTA 통과를 못시키면 내가 (특정 기자)에게 100만원을 주고, 내가 이기면 국회 본청 앞에서 그 기자 안경을 벗기고 아구통을 한 대 날리기로 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나아가 자신의 아버지가 '경비원' 출신임을 밝힌 바 있는 홍 후보는 지난 2012년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당시 한 종합편성채널 방송사를 방문할 때 경비원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경비원에게 "넌 또 뭐야. 니들 면상을 보러 온 게 아니다. 너 까짓 게"라고 막말을 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과거부터 셀 수 없는 막말과 비하발언들을 쏟아내고 선거 국면에서 더 막말을 뱉어내는 홍 후보를 향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성토하고 나섰다.
대선을 8일 앞둔 1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대구에서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지금 보수가 아무도 대변하지 못한다고 해서 아무나 대표자로 뽑으면 안 된다"며 "보수의 미래도 있어야 한다. 건강 보수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이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보수층이 많은 대구-경북을 향해 강조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홍 후보가 여론조사 기관을 향해 '여론조사가 자기들끼리 짜고 한다. 어떻게 하면 홍준표를 비틀까 한다. 내가 집권하면 없애버린다'고 막말을 쏟아낸 것을 지적하며 "언론과 여론조사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반민주적 폭언"이라며 "이 말 한마디로도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해야 할 만큼 독재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품격이 떨어지는 막말로 국민을 부끄럽게 만든 대선 후보는 헌정 사상 처음"이라며 "홍 후보로 인해 대한민국의 시계는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언제까지 '창피함은 국민의 몫'이어야 하는가"라고 일갈했다.
특히 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 여성본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성차별적 여성비하 막말 일삼는 홍준표 후보, 공직 무자격자"라고 규탄했다.
여성본부는 홍 후보의 막말을 일일이 언급,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뿐 아니라 자서전을 통해 성범죄 가담 경험을 자랑삼아 밝힘에 따라 원천적으로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이 드러났다. 앞으로 또 무슨 막말이 나올지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홍 후보는 더 이상의 저급한 막말을 멈추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에서 "국민 협박이 몸에 배어버린 홍준표 후보가 갈 길은 사퇴뿐"이라고 일갈했다.
장 대변인은 이날 홍 후보가 제주 유세에서 '이번 선거에 지면 제주 앞바다에 들어가겠다'고 말한 것과 17일 대전, 24일 구리에서도 선거에서 지면 한강물에 빠져 죽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을 지적하며 "가는 곳 마다 빠져 죽겠다며 협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살률 세계 1위의 나라에서 이렇게 무책임하게 자살을 들먹이고 있으니 대통령은커녕 지도자 자격도 없다"며 "홍준표 후보는 가는 곳마다 빠져 죽겠다면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랄 텐데, 10% 받기도 어려울 홍 후보는 애꿎은 목숨으로 도박하지 말고 일찌감치 사퇴하는 것이 답"이라고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