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의 진료수가 인정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의·약학적 전문·공정성을 갖춘 기구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의 송윤아 연구위원과 이소양 연구원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결정 절차에 대해 심의회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다는 점만 규정할 뿐 전문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절차나 기구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14일 이같이 강조했다.
다만 모든 비급여항목에 대해 세부 인정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심사 지침을 마련한 뒤 향후 이를 진료수가 인정범위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그들은 분석했다.
송 연구위원과 이 연구원이 주장하는 '진료수가 인정범위 구체화'의 목적은 환자의 조속한 원상회복이다.
따라서 교통사고 환자의 의료접근성과 진료의 적시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해야한다는 게 그들의 판단이다.
송윤아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자동차보험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한 대인배상 진료비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2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 비급여항목에 지급된 진료비의 비중은 약 10%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의 급여항목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기준에 규정되지 않았거나 요양급여로 정하지 않은 진료항목(비급여)에 대해서도 보장을 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에서 비급여항목(1636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이른다.
즉 자동차보험에서 지급한 건강보험 비급여항목의 경우 진료수가 인정범위에 대한 세부규정이 미비해 진료의 적정성 등이 우려된다는 게 그들의 판단이다.
송윤아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은 교통사고 환자의 원상회복을 위한 의·약학적 필요와 타당한 진료를 식별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원칙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소양 연구원은 "건강보험의 경우 요양급여 인정기준의 일반원칙을 보건복지부령으로 규정하고 이를 구체화한 다수의 세부규정을 보건복지부 고시 형태로 두고 있다"며 "건강보험은 건보수가 기준상 세부규정이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 진료비 심사기관인 심평원이 별도의 심사기준을 마련·적용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