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분식회계를 알고도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낸 회계법인도 주주들에게 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철강업체 A사가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믿고 주식을 산 주주들의 손해는 회사와 회계법인이 내부 부담비율에 따라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원심판결에 위법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안진회계법인은 2007년부터 2009년 3분기까지 A사에 대해 외부감사하면서 대여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과 '우발채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보고서를 외부에 공시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2009년 10월 A사의 감사보고서 등을 조사해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정황을 적발해 신고했고, 법원은 2012년 10월 A사 대표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A사에 벌금 2000만원, 안진회계법인에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후 A사는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의 공동 불법행위자이므로 합의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라며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은 "공동 불법행위자 일방이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해 손해를 배상한 경우, 다른 일방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A사에게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은 공동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내부 부담비율에서는 1심과 2심이 조금 차이가 있었다.
1심은 부담비율을 75(A사)대 25(안진)가 타당하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허위 공시의 주된 책임이 A사에 있다고 봐 85(A사)대 15(안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2심인 고법의 판결에 따라 안진의 부담비율(15)인 "1억7900만원을 지급하라"며 안진에게도 일부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