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사진 가운데)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년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시동이 걸렸다.
정부는 총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약 1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설정했다. 공공부문에서 중점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민간이 고용으로 느끼는 자금 부담은 정부가 어느 정도 안아준다.
여기에 실업자, 창업자가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지원도 더 풀리고 했다.
오로지 일자리에만 재원을 쏟아 붓는 추경은 역대 정부 가운데서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1순위 공약인 일자리 정책 실현을 위해 정권 초기부터 고삐를 당기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11만개 일자리 어떻게 만들까
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 추경예산안'에 자료 따르면 올해 추경의 규모는 11조2000억원이다. 추경 재원은 국세수입 증가분(전망치)인 8조8000억원, 작년 세계잉여금 잔액(1조1000억원), 기금여유자금(1조3000억원)으로 조달한다.
이번 추경은 직·간접적인 정책이나 지원으로 일자리 수는 '11만개+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인해 올해와 내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민들이 피부로 고용 효과를 체감하는 부분은 공공부문이 빠를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고용으로 일자리 8만6000개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 가운데서 공공부문이 7만1000개에 달한다. 소방·경찰·사회복지전담공무원 등을 1만2000명 추가적으로 채용하고, 보육·보건·요양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분야에서는 2만4000명, 노인일자리는 3만명을 더 늘린다.
특히 중소기업의 근로자 채용 부담을 덜어준다.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을 때 세 번째 근로자의 임금을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다. 우선 성장유망업종, 양질의 근로여건을 갖춘 중소기업을 대상(5000명)으로 시범사업을 거친다. 연간 2000만원 한도로 3년 간 재정이 투입될 계획이다.
간접적인 고용 유발로는 창업자금 지원, 직업훈련 등을 꼽는다. 이를 통해 약 2만4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청년창업펀드(5000억원), 창업기업융자 예산(6000억원)을 늘리기로 했으며, 4차산업혁명 지원을 위한 전용펀드(모태조합 4000억원 등)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한 청년들에게 3개월 간 월 30만원을 지원해주고, 청년이 받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수령액을 1200만원에서 1600만원으로 올린다. 여기에 은퇴자의 경험·노하우를 청년의 아이디어와 결합하는 세대융합형 창업 센터를 만든다.
가계소득 늘려주고…일자리 창출 기반 '강화'
최근 경기·고용의 구조적 요인을 감안할 때 민생지원을 통한 가계소득 늘려주거나 소득 분배를 개선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재부에 따르면 1분위(소득 하위 20%) 소득증가율을 보면, 2015년은 전년에 비해 9.1% 늘었으나, 지난해 들어서서 8.2%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3대 소득분배지표인 지니계수·5분위 배율·상대적 빈곤율이 모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서민생활 안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
여성 일자리 환경 개선과 관련해선 첫 3개월 간 육아휴직 급여를 2배 인상한다. 현재 통상임금의 40%, 상·하한액은 각각 100만원, 50만원이다. 국공립 어린이집도 당초 계획인 180개소에서 2배인 260개소로 늘린다. 노인일자리 단가도 22만원에서 27만원으로 올린다.
수급자와 부양의무자 가구에 모두 노인·중증장애인인 경우 기초생활 부양의주를 면제한다. 이를 통해 약 4만1000여 가구에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치매 국가책임제'의 초석도 마련된다. 정부는 올해 전국 모든 시군구에 치매안심센터를 252개소 설치하기로 했다.
또 도심 역세권에 청년층을 대상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 2700호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전국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거나 도시철도 승강장에 스크린도어 안전보호벽을 만들 계획이다.
한편 지방 재원으로는 3조5000억원(지방교부세 1조7000억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조8000억원)이 흘러간다. 이 돈은 지방 자체적으로 필요한 일자리 사업 창출에 최대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춘섭 예산실장은 "이번 추경은 일자리와 관련된 부분에 사용해달라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