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본점
KB금융지주가 지난 1분기 KB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은행 BCC 지분 매각으로 1583억원의 이익개선효과를 거둔데 이어 2분기에는 KB손해보험 인수로 인해 1600억원 가량의 이익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돼 2분기 연속 호재를 만났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KB금융의 이같은 호재에 대해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KB금융이 지난 1분기 BCC 매각과 관련해 법인세비용환입 회계처리한 것의 경우 현행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면 환입 처리 시기를 2016년으로 앞당겨 관련 이익을 지난해에 반영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의견이 있다.
또 2분기 KB손보 인수관련 투자차액과 관련해선 KB금융의 KB손보 지분율이 지난해말 39.8%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이를 자본항목으로 처리해야지 이익으로 처리하는 것은 회계기준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KB금융측은 "관련 회계처리의 기준시점을 불확실성이 확실히 제거되는 시점으로 잡아 회계처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며 "K-IFRS 규정에 적합하게 처리하기 위해 복수의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검토를 거쳤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5월에 KB손보 실질적 지배 판단 주식매수차액 이익 반영
KB손보 사례의 경우 KB금융이 지난해말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지분율을 33.29%에서 39.81%로 확대한 것을 두고 KB금융이 지배력을 확보했느냐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결산 때 KB손보에 대해 지분구조상 지배력을 완전하게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고 연결회계 대상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KB금융은 확고한 지분을 확보해 불확실성이 제거된 5월부터 지배력을 확보했으며 이 시점을 연결회계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지난 5월 주식교환 공개매수를 통해 KB손보에 대한 지분율을 94.3%까지 늘리며 발생한 1600억원의 매수차액을 2분기 실적에 손익항목인 염가매수차익으로 반영하게 됐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선 KB금융이 지난해말 KB손보의 지분 39.8%를 확보한 시점부터 연결회계를 적용했어야 하고, 이번 2분기에 발생한 매수차액도 이익 대신 자본계정에 반영해 이익이 많이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지난해말 KB금융이 39.8%의 지분으로 KB손보의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이다.
현행 K-IFRS에 따르면 특정기업에 대한 주식 보유가 50%에 미달하더라도 사실상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면 연결회계대상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당시 KB손보에 대한 명백한 지배력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39.81%에 해당하는 지분율로는 기관투자가 등의 지분율을 감안하면 KB손보를 명백히 지배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올해 5월 공개매수를 통해 94.3%까지 추가 지분확대를 한 시점에서야 비로소 KB손보에 대한 명백한 지배력을 취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 측은 또 지난해 KB손보의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지배력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난해 4분기 중 국내외 금리상승 영향으로 년도 말 기준 KB손보의 RBC비율이 급락해 금감원 권고수준(150%)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점, 주주배정방식 신주발행은 제3자 배정방식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재무구조 결과도 불확실한 점 등을 고려한 KB손보 이사회의 단독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이나 학계에서는 원칙중심인 회계기준 성격상 사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분율 50%를 초과하지 못하는 경우 실질지배 요건을 검토해 연결회계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연결대상인지, 지분법대상인지의 검토는 실무상 여러 요건을 검토해야 하는 부분으로 판단의 논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관련 회계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현실을 설명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분율 50%를 초과하는 경우라면 연결회계 적용이 명백하지만 50%이하라면 회계기준에 나와 있는 사례만으로는 실무적으로 실질적인 지배력을 판단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많다"며 회계처리가 부적절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BCC 지분매각관련 회계기준 적용 논란
KB금융이 지주 내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BCC 관련 지분법손실에 대한 이연법인세자산 효과 1583억원을 올 1분기 이익으로 인식한 점도 논란거리다.
KB국민은행은 2008년 카자흐스탄 5위 은행이었던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9541억원에 매수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분가치 하락에 따라 투자금 전액을 손실처리하고 장부에는 1000원으로 기재했다.
이후 이 은행 지분의 매수희망자가 나타나자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말 이사회 결의로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고 2월10일 카자흐스탄 tsesnabank 컨소시움과 매각계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 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KB금융은 올 1분기 실적에 BCC관련 일회성 이익 1583억원을 법인세비용환입으로 계상했다.
이와 관련해선 회계상 '수정을 요하는 보고기간 후 사건' 이슈가 부각됐다.
현행 K-IFRS에 따르면 보고기간말과 재무제표 발행승인일 사이에 발생한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건이 생기는 경우 직전 재무제표에 수정 반영토록 하고 있다. 회계기준을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해석서(IFRIC 23)에 따르면 이연법인세 관련 법인세 불확실성 자산은 회수가능성이 높은(probable) 경우에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우선 협상자 선정부터 매각계약 체결까지 보름 만에 진행됐다는 것은 이미 작년 말 이전에 실질적인 매각절차가 진행돼 회수가능성이 높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회수가능성이 높은 단계라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KB지주가 올해 손익으로 잡은 1583억원의 법인세비용환입은 보고기간 후 사건 규정에 따라 작년에 손익을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회수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상황이었는가가 쟁점이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2016년말에는 국제금융공사(IFC)와의 주주간 계약상 제약으로 BCC에 대한 실질적인 매각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회수가능성을 확신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KB금융측은 "IFC의 지분매각없이 KB 단독으로는 매각할 수 없는 제약요인이 있었다"며 "그 이후 IFC의 보유지분 매각이 결정되면서 KB의 매각절차도 무리없이 종료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인식한 이연법인세 자산을 올 1분기에 인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시 IFC입장에서는 BCC를 매각하는게 유리한 상황이어서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은데도 매각 계약의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 것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판단이라는 견해도 있다.
KB금융을 둘러싼 2가지 회계이슈와 관련 KB금융은 금융회사답게 두가지 모두 회계법인의 의견을 참고하는 등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상황을 회계처리 시점으로 잡는 보수적인 판단을 했다. 그 결과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줄고 올해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