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다주택자들 8.2 부동산 대책으로 곤경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욕심을 제어하지 못해 탐욕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제빵사가 새벽부터 출근해 빵 만드는 준비를 하는 것은 돈을 벌고자 하는 자연스런 경제 행위이고 욕구이다. 하지만 국적불명의 싼 재료를 쓰고 알바비도 떼어먹고 많은 이익을 남기려는 것은 탐욕이다.
인도 우화에 등장하는 시칸다 왕은 돈과 권력을 거머쥔 욕심 많은 왕이다. 어느날 거리에서 거지 성자가 동냥그릇을 내밀며 물건을 채워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봤다. 왕은 신화를 시켜 음식을 넣고 비단을 넣고, 보석으로 동냥그릇을 채우게 하지만 그 그릇은 항상 반만 채워져 있는게 아닌가?
놀란 왕은 거지 성자를 보며 그 이유를 묻자, 거지 성자는 “세상의 모든 보물을 여기에 담는다 해도 그것은 항상 비어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욕망이라는 그릇입니다.”라고 말했다. 시칸다왕의 과욕에 일침을 주었다.
투자는 결국 한정된 자산을 더욱 더 키우기 위한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투자에 있어서 욕망은 늘 주의해야 할 상당히 큰 위험요소이다. 지난 몇 년간을 돌아볼때 욕망의 극에 달했던 자산들은 어김없이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겨줬다.
2007년 인기절정이었던 미래에셋서 판매한 해외펀드 가입, 저축은행 고금리후순위채 투자,금융위기가 터지기 이전 용산재개발 지분투자 등이 대표적이 사례다.
안전한 시중은행 예금하기보다 1~2% 금리를 더 받고자 저축은행에 5천만원이상의 예금과 후순위채에 몰빵해서 인생이 불행해진 분들이 많다. 최근에는 무리하게 빚을 내서 강남권재건축과 전세끼고 갭투자를 감행한 다주택자 등이 8.2 부동산 대책으로 고민에 빠져들었다.
필자도 주특기인 부동산만 집중적으로 투자했으면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편안하게 여행도 다니면서 기부도 더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본업과 상관없는 위험한 투자를 많이 했다.
고수익을 약속하는 사기꾼들에 거금을 맡겼다가 상당한 자산을 날렸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게 필자의 과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차례 사기를 당한 뒤에야 고객들에게 고수익보다는 투자사기를 당하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강의하고 있다.
통상 남자들은 호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집안보다 집밖에서 맴도는 경향이 있다. 적어도 수십억 수백억씩 대박을 터트린 부동산 사장들과 건설사 사장들이 주변에 많다. 이들은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고 집 밖에서 맴돌다가, 다른 여자들 품속에서 흥청망청하다가 탕진한다. 결국 본처와 이혼하고 사업도 소홀해져 폐인이 된 경우도 많이 봤다.
30여년전 필자의 아버지도 월급을 타던 25일경이 되면 어머니와 어린나이의 필자는 아버지 회사정문에 지켜 서있어야 했다. 통상 아버지가 어머니를 정문에서 마주치면 멀찌감치 외면했지만 막둥이인 필자를 외면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머니는 꼭 나를 데리고 갔다.
그 당시에는 급여를 자동이체하지 않고 경리아가씨가 노란봉투 속에 현금을 넣어 주었다. 술고래이셨던 아버지는 월급봉투만 받으면 바로 이집저집 술집으로 직행, 남의 외상값까지 갚아주면서 대부분을 술로 소비해 버렸기 때문에 어머니는 월급날만 되면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70% 채움의 행복론
수년전 형제가족들 20여명이 함께 라오스에 휴식차 여행을 다녀 온 적이 있다. 루앙프라방에서 새벽 탁발 행렬에 찹쌀밥과 과자들을 공양했는데 어린 동자승을 포함한 승려들은 절대 욕심을 부려서 관광객들이 주는대로 다 받는 경우가 없었다. 과자나 밥이 넘칠 것 같으면 반드시 길가에 놓인 다른 그릇에 더 못사는 사람들을 위해 덜어내고 있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료수라고 컵에 가득 따르면 결국 넘쳐서 주변 물건까지 더러워진다. 10억을 벌고자 하면 7억만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100억이 목표면 70억만 벌면 된다. 그 나머지 30%는 본인이 하고 싶은 꿈이었던 여행이나 화초가꾸기 등 문화생활을 즐기고 어려운분들을 위힌 기부에 동참하면 더 행복해진다.
필자도 금융과 부동산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게 20년 남짓 되었다. 그 사이 교류했던 언론방송에 전문가로 활동하신 분들의 대부분은 사라졌다. 은행돈이 아닌 투자자들의 돈을 이용해 고수익을 약속하면서 투자를 시키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탐욕을 부려서 투자자들의 고소를 당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 번도 이런 일에 연류된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필자의 순수한 자금이나 은행대출을 이용해 조금만 이익을 남기는 게 철칙이고 신조이기 때문이다.
70%만 욕심내면서 부부관계가 원만하고 기부를 많이 하는 분들이 존경받고, 한자리에서 오래동안 머무는 경우를 많이 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