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최근 금감원의 채용비리와 관련해 의원들의 집중 질타가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예상대로 금감원의 채용비리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타가 집중됐다.
이날 정무위 의원들 대부분은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금감원의 채용 비리를 지적하는 질의가 주를 이뤘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는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공정이 우선시 되는 금융 감독기관에서 취업비리가 말이 되는가"라며 "어떻게 금감원이 이렇게 처참한 지경에 빠졌는지 모르겠다"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직원이라도 내부고발을 했으면 이런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무리 상사가 시켜도 따르지 않겠다는 그런 자세 없이 정책 질의를 하고 답변한들 이 집단에 희망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재호 더불어 민주당 의원도 "위기의 금감원이다. 원장님 한마디로 뭐라고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최흥식 금감원장에 물었다.
이에 최 원장은 "벼랑 끝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정 의원은 "한 마디로 엉망진창이라고 표현하겠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일부 고위 간부들 몇 명의 잘못으로 금감원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며 약 2000명의 임직원 가운데 팀장급 이상 간부가 지나치게 많은 인력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금융 검찰'이라 불려야 할 금감원이 '비리 종합세트' 오명에 처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감원,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 퇴직 간부들이 금융권에 재취업해 각종 인사 청탁과 업무 청탁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관피아와 연결되는 것"이라며 "이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금감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채용비리 집중 공세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최 원장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원들이 각종 의혹과 일탈행위를 한 것은 송구스럽다"며 "현재 사태를 아주 엄정하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비리자를 엄중히 조치하고 감사원 감사결과를 받아들여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앞서 업무보고에서도 채용비리 여파로 땅에 떨어진 감독당국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금융감독원의 인사·조직문화를 철저히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사·조직문화 혁신과 관련 서류전형부터 최종면접까지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는 등 채용업무 전반의 공정성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서는 16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된 효성의 분식회계 비리를 두고 증권선물위원회 재심을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금감원 감리위에서 효성 분식회계 관련 조치양정을 '고의 4단계'라고 판단했지만 증선위는 '중과실 2단계'로 2단계나 감경해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당시 감리위 참석자였던 박희춘 전문심의위원에게 "당시 감리위에서 가중처벌을 했는데 감경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박 전문의원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지 의원은 최 원장에게 "고의 4단계에서 감리 2단계로 변경된 전례가 없다"며 "금융위 주도로 감리위의 결과를 바꾼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최 원장은 "증선위가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판단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지 의원은 "금융위가 효성의 분식회계 행위를 심사하면서 금감원 감리 결과보다 낮은 수위로 변경해 증선위 재심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최 원장은 "효성 회계부정과 관련해서는 증선위의 요구가 있으면 재심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케이뱅크 예비인가에서 금감원이 대주주 재무건전성 요건을 해석하면서 금융위와 반대되는 견해를 제시했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해석을 무시하고 케이뱅크를 무리하게 인가했다는 설명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업 심사기준으로 대주주 재무건전성 요건에 대해 '최근 분기말 기준을 사용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당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우리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인정여부였다. 당시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14%로 8%는 넘었지만 국내 은행 평균인 14.08%에 미치지 못해 인가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기준을 최근 3년간 평균으로 확대 해석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우리은행의 BIS 비율이 2015년 6월말 14%에서 2016년 3월말 13.55%까지 계속 하락해 최근 3년간 평균을 기준으로도 본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시행령에서 요건 자체를 삭제시키기도 했다.
박 의원은 "금융위가 케이뱅크 인가를 위해 금감원의 의견과 관행을 무시하고 무리한 결정을 내린 정황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며 "향후 정무위 의결을 통해 인가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