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이슈에 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일 정책에 합을 맞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대 및 통합론에 군불을 떼고 있다.
앞서 국민·바른정당은 통합론을 띄우는 과정에서 각각 당내 호남계 중진 및 탈당파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내홍을 겪었다. 때문에 급진적인 당대당 통합보다는 정책·선거 연대로 선회해 양 당의 통합론 불씨를 다시 살려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바른정당은 30일 특별감찰관법 개정안을 함께 발의하기로 하고, 다음 달 2일 공동 간담회도 열기로 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이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문제는 없다. 앞으로 해야될 것들은 중점 추진 법안이나 예산법안, 인사청문회 등"이라고 단언했다. 특별감찰관법 개정안 발의 등을 모멘텀으로 삼아 연대 및 통합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국민·바른정당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4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는 정부·여당을 향해 야당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함을 지적하며 대여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양 당이 국회 내 같은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방송법 개정,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 등에 대한 여당의 답변을 못 들었다"면서 "적절한 답변이 없다면 이 문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말했지만 이제부터는 야당이 요구하는 여러 법안들에 대해 (여당이)결정을 안 해주면 더 이상 진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국민·바른정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홍종학 전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인선 문제를 거론하며 거듭 대여공세를 함께 폈다.
주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후보자에 대해 "중소·벤처 기업에 대한 전문성이 전혀 없는 코드 인사"라면서 "뿐 만 아니라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쪼개기 증여한 의혹, 증여세를 사실상 대납하고 대납분에 대한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모녀간 다시 소비대차 계약을 맺어서 눈 가리고 아웅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청문회가 예정돼있지만 청문회까지 기다릴 것이 없다"면서 "빨리 거취를 정하는 게 정부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우회적으로 자진 사퇴 및 청와대에서 지명 철회할 것을 압박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중소·벤처기업 경험이 있는 인물을 물색한다고 하더니 홍 후보자가 매월 5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기업인 급'의 중학생 딸을 둔 것에 가점을 준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며 비아냥거렸다.
장 최고위원은 "상속받은 부자와 도전·모험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벤처·중소기업 기업가들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며 "홍 후보자의 장관 임명은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