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구입할 때 특히 장애인 가족 등이 있으면 여러 가지 세제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정 자격요건을 갖춰야 할 경우이긴 하지만 특소세, 교육세는 물론 지방세인 취득세와 등록세, 자동차세 등도 면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마냥 깎아 주지만은 않는다. 장애인 가족과 함께 사는 도중에 자동차를 구입했다가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세대분가를 할 경우 깎아줬던 세금을 도로 받아가도록 되어 있는 것.
세대분가의 이유가 ▲사망 ▲혼인 ▲해외이민 ▲운전면허 취소 등과 같은 '부득이한 사유'라면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불가항력적인 세대분가가 아닌 '치매' 와 같은 납세자 본인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세대분가는 법이 정하고 있는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다는 것이 행정자치부의 판단이다.
행자부는 최근 장애인인 부친과 한 집에 살면서 차를 구입한 뒤 1년도 지나지 않아 부친의 치매로 인해 인지능력이 없어진 상태에서 잠시 분가(4개월)한 것임에도 불구, 감면 받았던 세금을 몽땅 추징한 처분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A씨가 제기한 심사청구를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행자부에 따르면 A씨는 국가유공자 6급인 부친과 공동명의로 자동차를 구입하고 이에 따른 취득세, 등록세 등 제반세금을 감면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부친의 치매로 분가를 했다가 4개월 뒤 재차 합가했다.
관할 관청은 A씨가 부친과 공동명의로 자동차를 구입한 뒤 법이 정한 특별한 사유(사망, 혼인, 이민 등)로 분가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동차 구입시 면제해준 취득세와 등록세(가산세 포함), 분가기간 동안만큼의 자동차세 등 180여만원을 부과·고지했다.
비록 '작은(?)' 액수였지만 안내도 될 세금을 물게 된 A씨는 "세대분가는 부친의 치매로 인지능력이 없어진 상태에서 이뤄졌으며 분가 후 가까운 거리에서 사실상 동거하다 4개월만에 합가했고 세대분가로 인한 추징규정을 알지 못했다" 며 과세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행자부는 조세법규상 명백한 특혜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조세공평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A씨의 심사청구를 기각했다. 행자부는 "A씨가 부친의 치매로 인한 분가라고 주장하나 이는 법규에 명시된 사망, 혼인 등 부득이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고 설명했다.
행자부는 또 "A씨가 자동차 구입 후 3년 이내에 세대분가를 할 경우 추징되는 것을 몰랐다고 하나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감면신청서를 작성·제출해야 하고 감면신청서에 안내된 추징사유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납세협력의무가 있는 A씨의 귀책사유로서 과세처분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판단된다" 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