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마케터는 협상상황에서도 세일즈리더십 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협상은 설득의 기술로 서로가 원하는 조건으로 거래를 성사하려는 수준 높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요구한다. 특히, 협상에서는 말을 유창하게 할 필요가 없다. 협상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가면 된다. 세일즈/영업상황에서는 활용되지 않는 침묵도 협상상황에서는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되기도 한다. 협상관련 책에서 늘 인용되는 이야기가 있다.
[오렌지 하나를 두고 자매 둘이서 서로 갖겠다고 다툼을 한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어머니는 둘 사이의 다툼을 해결하고자 부엌칼로 오렌지를 반으로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오렌지 반쪽을 받은 언니는 껍질을 벗기더니만 알맹이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껍질을 가지고 부엌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나머지 반쪽을 받은 동생은 껍질을 벗겨낸 후 껍질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알맹이를 먹었다.]
이 상황에서 오렌지를 반으로 나눠 준 어머니의 해결책은 좋은 듯 보이지만, 결과를 보면 결코 최선의 방법이 아니게 되었다. 만일 어머니가 두 자매가 오렌지를 두고 서로 가지겠다는 내면의 이유를 알았다면 두 자매는 더 큰 만족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두 자매는 자신이 오렌지를 가져야 하는 이유를 말하지 않고 오렌지를 서로 가지겠다고 주장만 하였을까? 그리고 오렌지를 갖겠다는 주장과 오렌지를 가진 후 자신이 원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여기서 요구와 욕구의 차이가 나타난다. 요구는 겉으로 표현된 주장이나 제안이고, 욕구는 이면에 숨겨진 즉 표현되지 않는 목표 혹은 원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보다는 요구를 주장하거나 제안하면서, 상대가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고 그것에 맞는 행동을 해 주기를 바란다.
고객 또는 소비자와 협상(흥정)을 진행할 때 세일즈마케터는 이 요구와 욕구를 명확하게 구분해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표현하는 “가격이 비싸다”, “가격을 10% 깎아달라”, “다른 제품도 검토하고 있다”, “다른 기업의 견적서와 비교해 유리하지 않다”, “구매예산이 부족하다” 등은 대부분 고객이 자신의 요구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에는 고객의 욕구가 숨겨져 있다.
대부분의 세일즈마케터들은 고객의 이러한 요구를 고객의 욕구 즉 최종 통지수준으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능한 세일즈마케터는 이러한 고객의 요구를 인정하면서, 숨겨진 고객의 욕구를 파악해 협상(흥정)의 결과를 유리하게 만든다. 나의 경험으로는 위의 고객의 표현들은 대부분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세일즈/영업실무자들의 반응을 살피거나, 더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한 책략이다. 그럼 어떻게 대응을 해야 고객의 요구가 아닌 욕구를 파악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그 방법으로 다음의 5가지 세일즈리더십의 기술을 제안한다.
① 고객의 요구 이면에 숨겨진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을 하기 전에 일단 고객의 제안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인정은 질문에 대한 고객의 거부감을 줄여준다. 인정을 해 준 후 5W1H를 활용한 질문을 통해 고객의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 물론 질문을 할 때는 직설적인 질문보다는 완곡한 질문을 통해 고객이 왜 욕구가 아닌 요구를 제안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② 이해관계에 집중한다. 특히 구매를 통해 고객이 얻는 이익과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서로에게 유리한 거래성사의 가치를 알린다. 고객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 구매를 하지, 세일즈 조직과 세일즈마케터를 위해 구매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고객은 가격중심으로 구매를 하려 하기 때문에 가격 중시의 구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구매의 정당성과 구매의 가치로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③ 고객의 제안에 대해 협상전략(교환, 절충, 양보 등)을 활용하거나, 고객의 패에 따라 적절한 패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세일즈마케터가 고객과 협상을 할 때 가장 유용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전략이 교환전략이다. 교환전략은 Give & Take를 의미한다. 고객의 요구수준인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전에 고객의 욕구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다른 조건과의 교환(가격을 깎는 대신에 물량을 늘리는 등)을 제안하면서 고객의 반응을 살피거나, 고객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④ 어떠한 문제도 고객의 문제라고 무시하지 마라. 때로는 고객은 자신들이 가진 문제해결의 방법으로 무리한 조건을 제안하기도 한다. 이때 고객이 가진 문제를 고객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면 해결해 주는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①번의 질문을 활용해 고객의 숨겨진 문제를 파악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고객의 문제를 세일즈마케터가 해결해 주거나, 해결방법을 알려준다면 고객의 요구수준을 낮추거나, 욕구를 파악할 수 있다.
⑤ 세일즈마케터의 제안이 거부된 상태로 만들어서는 안되고, 고객이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 협상은 제안과 역제안의 반복된 과정을 거쳐서 마무리가 된다. 한번의 제안으로 협상이 마무리 되면 누군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된다. 세일즈마케터는 자신의 제안에 대해 고객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고객의 제안에 대해 내부협의를 하겠다는 등의 반응과 함께 교환이나 절충 등으로 역제안을 해서 고객도 세일즈마케터의 제안에 대해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만나서 협상을 이어갈 수 있으며, 서로가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협상능력은 세일즈마케터가 갖춰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역량이다. 위의 5가지 방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고객과의 협상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는 세일즈마케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