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직장인 A 씨는 연말연시를 맞아 늘어나는 술자리 모임 때문에 고민이 많아졌다. 최근 탈모치료를 받으면서 흡연과 과도한 음주가 탈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탓이다. A 씨는 흡연도 음주 후 더 늘어나는 습관을 가져 증상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연시 부쩍 잦아지는 술자리가 탈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적당한 알코올의 섭취는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돕지만 과도한 음주의 경우 체온저하, 비타민C 파괴, 각종 심장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모발성장을 방해하고 탈모를 촉진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담배의 경우 400여가지 화학성분으로 이뤄져 모발뿐 아니라 두피의 영양공급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의 독소 성분이 두피의 혈관을 수축시켜 모근에 충분한 혈약을 공급하지 못해 탈모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박근 센텀모빅스피부과 원장은 "음주와 흡연, 카페인 음료의 섭취는 모발과 피부조직의 수분을 빼앗아 문제성 두피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평상시는 물론 연말과 같이 술자리가 잦은 시기에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에 더욱 주의해 탈모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관리에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상시 과도한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도 고혈압, 당뇨 같은 질환 유발뿐 아니라 모발에도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 술과 함께 즐기게되는 치킨, 튀김과 같은 기름에 튀긴 음식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두피의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고 모근의 활동을 어렵게 만든다고 입을 모은다.
백설탕, 소금, 조미료, 백미 등 과도하게 정제된 식품은 몸의 당분을 올리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인슐린이 남성 호르몬의 분비를 높여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다. 당분이 높은 음식의 경우 체내 혈압을 높이고 신장과 심장에 영향을 미쳐 두피로의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이에 두피의 영양성분 공급에 도움이 되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등 음식관리를 하는 것이 탈모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꾸준한 의학적 관리도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탈모 인구의 약 70~80%를 차지하고 소위 '대머리'라 불리는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탈모 유발 물질로 바뀌면서 생긴다. DHT는 두피 모낭을 위축시켜 머리카락을 가늘게 만들고 자라지 못하게 해 탈모를 일으킨다. 유전적으로 탈모 소인이 있는 사람은 DHT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탈모가 생기기 쉽고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남성형 탈모의 대표적인 의학적 치료로는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이 꼽힌다. 초기에는 FDA 승인을 받은 탈모 치료 약물인 경구 약물치료제 피나스테리드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두 가지를 통해 탈모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효능과 안전성 모두를 인정받은 피나스테리드 제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바뀌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두피의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모근에 영양을 공급해 발모를 돕는 미녹시딜 성분의 바르는 약제를 함께 사용하면 탈모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탈모 약물치료는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므로 장기적으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미 탈모가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진행됐다면 모발이식수술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박 원장은 "탈모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며 "진행성 질환인 탈모는 무엇보다 초기부터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고 음주, 식습관 등 탈모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들도 주의해 지켜나가는 것도 탈모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