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보 통폐합 유보, 정부 개혁의지 후퇴
흡연자들로부터 거둬들인 국민건강증진기금을 공공의료 부문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담배가격은 기금보다는 조세방식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대학교 황성현 교수는 오는 26일 한국재정·공공경제학회 주최로 열리는 `특별회계기금제도 개혁의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 앞서 23일 배포된 주제발표 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존치 여부를 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엄밀한 의미의 수익자부담 원칙에 비춰 볼 때 담배값 인상은 조세의 인상으로 이뤄지고 그 재원은 일반재원으로 운용돼야 한다"며 "이런 원칙에서 보면 국민건강증진기금은 폐지되어야 할 기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질병 부담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4.0~12.2% 수준임을 고려할 때 담배값 인상으로 확보된 재원을 공공보건의료사업 등을 통해 국민건강증진에 우선적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에는 논거가 부족하다"며 정상적인 담배가격 인상 방안은 조세방식에 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앙과 지방간 재원배분 측면에서 지방세 위주의 인상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국세분 담배소비세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황 교수는 또 "국민건강보험기금을 신설하고 여기에 국민건강증진기금을 통합하는 안이 처음에 제시됐는데, 국민건강보험을 기금화하는 것은 정상적이고 투명한 운영이지만, 국민건강증진기금을 통합하는 것은 건강보험료와 담배부담금이라는 전혀 다른 재원을 섞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는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통폐합 유보에 대해서는 "이 두 기금의 통합은 여전히 추진돼야할 과제이며 이번 개혁과정에서 정부의 개혁 의지를 시험해 볼 수 있었던 중요한 사례"라며 정부 개혁의지가 후퇴했음을 꼬집었다.
황 교수는 아울러 "우체국의 예금과 보험 사업은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사업을 정부가 대규모로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며 "일반적인 예금·보험을 우체국이라는 공무원 조직에서 행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이는 당장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