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저도 시험을 준비할 때 합격자 분들의 합격 수기를 보고 자극도 받고, 공부 방향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저의 수기가 수험생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합격수기를 작성하게 됐습니다.
□ 전반적인 수험 생활
① 2015년 9월 ~ 2015년 12월
2015년 9월부터 학원의 가을기본종합반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사실 학원 강의보다는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이 제 공부 스타일에 더 맞았지만, 첫 수험생활이다 보니 많은 수험생들이 모이는 학원에서 시작해야할 것 같아서 학원 강의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학원 강의는 하루에 6~8시간의 강의가 몰려있는 날도, 강의를 하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저는 앞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는 공부 스타일이라 강의가 많은 날엔 복습을 무리해서 끝내고 자연스레 늦게 자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음 날 늦게 일어나게 하였고, 강의를 조금씩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진도가 밀리고 밀려 10월 중순이 지나서는 학원 강의를 듣는 것을 아예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포기한 채로 시간이 흘러 12월이 되었습니다.
② 2015년 12월 ~ 2016년 4월
12월 초, 달력을 보니 가을기본종합반 종강이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안하다가는 내년 시험까지 시간만 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급히 다시 공부를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을기본종합반에서의 실패 원인을 공부스타일에 맞지 않게 학원 강의를 신청한 것으로 보고, 다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재무회계는 학원에서 한 번 들었기 때문에, 빠르게 진도를 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공부했던 세법에서 다시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시간은 촉박했고, 암기해야할 분량은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2차를 생각하면 위험한 선택일지도 모르겠으나 1차 시험 기출 내역을 보고 일부 파트를 버려 시간을 절약하기로 했습니다. 재무회계와 세법은 객관식 강의도 들었지만, 원가관리회계와 상법과 재정학은 시간 관계상 기본 강의만 수강했습니다. 대신 같은 객관식 문제를 여러 번 풀며 대표 유형별로 푸는 방법을 도식화했습니다. 또한 시험이 다가올수록 암기해야할 분량에 비해 시간이 촉박해져 세법 외에 다른 과목들도 모든 범위를 공부하지 않았고, 자주 나오는 파트, 자신 있는 파트 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때문에 짧은 공부 기간이었지만 그 파트만큼은 웬만한 문제들을 다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1차 시험에 재정학 82.5점 세법학개론 55점 회계학개론 82.5점 상법 85점으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③ 2016년 5월 ~ 2016년 10월
동차 기간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세법학이었습니다. 세법학을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판례들을 모두 암기해야하는지, 법령은 어떤 식으로 암기해야하는지, 답안은 어떻게 써야하는지, 시간은 촉박한데 좀처럼 공부방향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슬럼프가 찾아왔고,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해 2차 시험에 회계학 1부 48점 회계학 2부 21점 세법학 1부 19점 세법학 2부 28점이라는 굉장히 낮은 점수로 불합격하게 되었습니다.
④ 2016년 11월 ~ 2017년 8월
인터넷 강의 대신 학원의 유예 1순환 강의를 신청했습니다. 학원 강의는 공부 스타일에 맞지 않았으나 유예 강의는 실강보다 인터넷 강의 위주로 진행되고, 모의고사를 칠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세법학은 유예 1순환 강의 내내 어떤 방향으로 공부하면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의고사를 통해 답안은 어떤 식으로 쓰면 좋을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회계학의 경우 다시 개념을 잡으며 기초부터 잡아나갔습니다. 세세한 파트에 집중하기보다 중요한 것들, 대표적인 것들을 완벽하게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세법학은 2017년 3월부터 공부 방향을 잡았습니다. 기본서는 세법학 시험을 대비하기에 너무 방대했고, 요약서는 내용을 채우기에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그 둘 사이에 있는 정리서를 통해서 세법학을 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여러 책을 보기보다는 정리서 하나만을 보았습니다. 또한, 목차를 따서 암기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답안을 적을 때 내용을 빠트리지 않고 체계적으로 적을 수 있게 도움을 줬습니다. 6월에는 세법학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드디어 세법학에 대한 자신이 생겼습니다.
6월 중순부터는 전 범위 모의고사를 볼 수 있는 학원 강의를 신청했습니다. 전 범위 모의고사는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다는 점, 내가 부족한 파트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어느 정도 속도로 읽고 풀어야 제한시간이내에 충분한 점수를 얻을 수 있을지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7월 말부터는 더더욱 세세한 범위를 보기보다는 대표적인 것을 더 완벽하게 암기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기본적인 것들만 맞혀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지난해 12월 합격자의 일일 공부 계획표. 문은식 씨는 "계획했던 학습량을 일찍 채웠을 경우 영화보기 등 나름대로의 보상을 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고 말했다.
[1차]
회계학개론
재무회계의 경우, 기본서를 볼 때부터 금액 계산 방법과 분개를 집중해서 본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기본서는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모두 암기하기에는 당연히 시간도 많이 걸리고, 공부하다 지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내용들은 가볍게, 금액 계산 방법과 분개는 집중해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객관식 문제집의 경우 한 권을 여러 번 푸는 것이 좋습니다. 답이 외워지더라도 그 대표 문제를 푸는 방법을 숙달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시험에서 비슷한 문제가 나왔을 때 기계적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원가관리회계의 경우, 기본서는 기본 강의를 들을 때만 보고, 객관식 문제집 위주로 봤습니다. 개념 이해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문제들을 풀 때 개념이 더욱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세법학개론
세법은 법인세, 소득세, 부가세 위주로 보고 시험 한 달 전부터 기타세법을 봤습니다. 준비기간이 짧아 기본강의를 들을 때부터 법인세와 소득세는 전 범위를 듣지 않았는데, 뒤돌아 생각해보니 시간은 절약했지만 체계를 잡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세법은 암기량이 많기 때문에 1차 때부터 세세한 것들을 다 외우려고 한다면 오히려 기본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지 않고 암기하면 세세한 것들을 모르더라도 시험에 붙을 점수가 나옵니다.
상법, 재정학
기본서를 다독하여 체계를 잡고, 암기가 안 된 상태더라도 기출문제들을 보면서 어떤 개념들이 시험에 자주 나오는지 봤습니다. 시험에 자주 나오는 개념들을 기본서에 체크해두고 다시 빠르게 읽어가면서 그 내용들을 위주로 암기했습니다.
[2차]
회계학 1부
재무회계는 1차 때와 동일하게 금액 계산 방법과 분개에 집중했습니다. 1차와 달라진 점은, 2차의 경우 단 2문제만 출제되기 때문에 더 넓은 범위를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원가관리회계는 개념 의미 이해를 넘어서, 2차 연습서 답안지를 보며 문제 풀이 틀을 암기하려고 했습니다. 2차 문제는 1차 문제보다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문제 풀이 틀대로 푸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고 정확했습니다.
회계학 2부
1차 때와 다르게 더 많은 범위를 들고 갔지만, 역시 기본에 집중했습니다. 연습서 책 한 권만을 반복해서 풀며, 자주 나오는 함정에 익숙해지려고 했습니다. 자주 나오는 문제 유형들, 개념들만 알고 있어도 합격 점수를 만드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득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세한 것도 암기해야하지만, 세세한 것을 암기하다가 기본을 놓치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
세법학 1, 2부
세법학은 정리서 한 권을 반복해서 외운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판례는 결론만을 체크해서 암기했고, 법령 위주로 암기했습니다. 법령은 문구 그대로 암기하기 보다는, 목차를 따서 체계를 잡고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을 암기했습니다. 내용만 맞으면 기본적인 점수는 다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유예였지만, 동차 때부터 유예 1순환 때까지 세법학 공부 방향을 잡지 못해 시간상 많은 범위를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세법학 과목 특성상 보지 않은 범위에서 나오면 한 글자도 적지 못하는 낭패가 일어나기 때문에,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되도록 많은 범위를 공부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문은식씨가 2차 시험 답안지에 답안 작성한 내용. 그는 "유예 수험기간동안 모의고사를 보면서 실전 감각을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문은식씨 제공
세무사 시험은 워낙 많은 범위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내용을 암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만점을 받아야 하는 시험이 아니므로 기본적인 내용만 완벽히 공부하더라도 합격 점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세세한 범위를 부차적으로 공부한다면 합격의 순간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