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민생과 밀접한 법안들이 국회에 산적해 있음에도 개헌논란으로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하고 파행을 빚고 있어 "민생은 나몰라라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여당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함께 부쳐야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대선 때 3당 후보들이 약속한 사안이고 세금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동시 투표하게 되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양비론을 펴며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위를 통합해 논의해 나가야한다며 맞서고 있다.
3당 모두 개헌안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이처럼 공전을 거듭하며 '빈손 국회'라는 오명까지 떠안는 내막에는 지방선거 결과가 당의 생존과 직결돼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 투표 여부에 따라 투표율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바뀌면서 선거 결과에 파급 효과를 줄 수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정기국회 당시 대정부질문에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발언을 겨냥하며 "정치권이 한 입 가지고 두 말을 하니깐 국민들도 정치권이 하는 말을 양치기소년쯤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김 원내대표는 지난 정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내년 보궐선거에 맞춰 개헌 국민 투표를 실시하자고 직접 주장했다. 그런데 불과 그 말을 한지 3개월 만에 원내대표가 되서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개헌은 촛불 광장의 준엄한 요구다. 또 나라를 나라답게 바꾸는 완결판"이라면서 "국회는 반드시 내년 2월말까지 국민들의 염원을 담은 책임있는 개헌을 도출하고 지선에서 국민의 뜻을 물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면 왜 정치를 하는 것이느냐"면서 "손 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한국당에 돌아오는 것은 성난 민심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우 원내대표와 회동 내용을 거론하며 "한 시간 가량 협상이 있었지만 (민주당은)국민 개헌을 포기하고 문재인 개헌을 위한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헌법기관인 국회가 개헌 논의를 걷어찬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헌정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초법적인 행위"라며 "문재인 개헌안으로 대한민국 국가체제를 바꿔내겠다는 그 음모를 (민주당은)즉각 철회해야한다"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특위와 정개특위 활동기간을 6개월 연장해 개헌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되 개헌안과 지선을 연계한 동시 투표만큼은 절대 막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양극단의 대결 정치 때문에 국회가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당은 무조건 강공, 민주당은 한국당 패싱만 하고 있어 한심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제1야당을 배제하고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가당키나 한 것인지. 또 지선 때 개헌하겠다는 공약을 내팽개치고 무한정 논의만 하자는 한국당의 주장은 상식적이느냐"면서 "대한민국은 몰상식하고 비이성적인 패권의 정치, 양극단의 대결 정치에 더 이상 발목잡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를 하나로 모아 한시적으로 집중 논의해 결론을 보자는 국민의당의 제안이 유일한 최선의 해법"이라며 "양극단은 지선 때 개헌을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새기며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등을 처리할 단일 특위구성에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