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B증권 2·3위…키움·하나·메리츠 하위권
삼성증권 10대 증권사 중 홀로 수탁수수료 수익 증가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3분기까지 수탁수수료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회사는 미래에셋대우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각 증권사의 사업보고서(별도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규모는 2조4437억원으로 전년 2조5227억원에 비해 3.1%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증시 호황에 따라 증권사들의 실적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수탁수수료 수익은 되레 감소한 것이다. 수탁수수료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주식·파생상품·외화증권·채권 등의 거래를 중개하고 받는 수익으로서 증권사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처럼 수탁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것은 주식거래대금 증가세가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로 이어지지 않아서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앞 다퉈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수탁수수료 수익감소에 한 몫 했다.
증권사별로는 지난해 9월말까지 2823억2600만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올린 미래에셋대우가 선두에 올랐다. 이어 삼성증권(2320억9500만원), KB증권(2138억5300만원), NH투자증권(2119억4600만원) 등이 2000억원대의 수익을 거둬 2~4위권에 포진했다.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1857억8500만원), 신한금융투자(1760억4300만원), 대신증권(1241억1000만원), 키움증권(1233억2800만원), 하나금융투자(1076억9600만원), 메리츠종금증권(522억8600만원) 등이 뒤따랐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3분기까지 2823억2600만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이는 해외주식부문의 실적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의 해외주식자산은 지난해 3월말 9300억원에 수준에서 9월말 2조20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137% 늘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1418억원)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으며, 이어 코스닥시장(972억원), 파생상품시장(136억원), 외화증권수탁(266억원) 등을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작년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49억9800만원(2.20%)이 증가한 2320억9500만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내 2위에 자리했다.
국내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2049억원에서 0.4% 감소한 2041억원을, 해외주식 중개수수료가 글로벌 증시의 회복과 해외주식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12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증권업 전반적으로 수탁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수탁수수료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KB증권은 2138억5300만원의 수수료로 3위 자리에 올랐다. 이 회사는 NH투자증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4분기 실적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10대 증권사 대부분에서는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합법인으로 출범해 전년 대비 비교가 어려운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는 수탁수수료 수익이 일제히 줄었다.
이 가운데 수익감소폭이 가장 두드러진 회사는 NH투자증권이었다. 지난해 수탁수수료 1위를 차지했던 이 회사는 2017년 3분기 누적 2119억46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데 그쳐 순위가 4위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해 3분기까지 수수료 수익은 전년에 비해 258억9900만원(-10.89%)이 감소해 10대 증권사 중 가장 수익이 많이 줄었다.
코스피 수탁수수료가 1164억1400만원에서 1114억3800만원으로 49억7500만원이 줄었으며, 같은 기간 코스닥 수수료도 225억원 줄었다.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도 100억원대의 수탁수수료 수익 감소가 발생했다.
대신증권은 2017년 1~3분기 1241억1000만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전년 대비 159억5000만원(11.39%)가 줄어든 것으로 NH투자증권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다. 이 회사는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감소하면서 전체 수탁수수료 감소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수탁수수료는 576억6800만원에서 537억6200만원으로 39억원 가량이 줄었다. 코스닥수수료 역시 같은 기간 615억에서 477억5600만원으로 137억4400만원이 감소했다. 반면 외화증권수탁 수수료는 28억3900만원에서 39억7200만원으로 11억원3400만원이 증가해 감소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금융투자의 지난해 9월말 수탁수수료 수익은 1년 새 110억5200만원이 줄어든 1760억43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수탁수수료 수익이 756억1700만원에서 558억1700만원으로 198억원이 빠진 영향이 컸다. 반면 채권장외중개수수료가 전년 대비 136억2700만원 급증한 점은 위안거리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2016년 3분기까지만 해도 2000억원에 근접했으나 1년 새 107억원(5.46%)이 감소하면서 1858억원에 머물렀다. 이 회사는 코스닥 수수료 수익이 670억 수준에서 500억 초반대로 25%가까이 급락한 반면 코스피수수료 수익은 77억원(9.14%) 가량 늘었다.
키움증권의 경우도 코스피와 코스닥 수수료가 모두 빠르게 줄며 1년 사이 수탁수수료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같은 기간 1318억2100만원에서 1233억2800만원으로 85억원이 줄었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1억2100만원, 49억35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수탁수수료 점유율은 5.05%로 전년(5.22%) 대비 0.17%p 하락했다.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1076억9600만원, 522억8600만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지난해 3분기까지 올렸다. 메리츠증권의 경우는 9위인 하나금투의 수탁수수료 수익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나타내고 있어 수익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 있어 수탁수수료 수익은 다른 사업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부문이다"며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IB(투자은행) 방면으로 다각화 하고 있는 추세지만 수탁수수료는 계속해서 증권사의 중요한 수익원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