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안내는 생계형 신불자와 형평성 고려
금융기관에 진 빚에 대해 개인 워크아웃(채무 조정)을 통해 원금과 이자를 매달 갚고 있는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도 내일(13일)부터는 원금을 모두 갚는 조건으로 이자를 탕감 받게 된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는 지난달 신용회복지원협약을 개정해 기존에 원리금을 납부하고 있는 채무불이행자가 내일부터 매월 납부 금액은 종전대로 유지하되 이중 이자 부분을 원금 상환으로 간주해 원금을 모두 갚은 시점에 이자를 모두 면제해 주기로 했다. 반면 지난달까지 납부한 이자에 대해서는 원금 상환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기존에 원금 600원과 이자 100원 등 총 700원에 대해 매월 70원(원금 60원+이자 10원)씩 총 10개월간 납부해야 하는 채무 불이행자는 앞으로는 매월 납부금액은 종전대로 70원씩 유지하되, 이를 모두 원금으로 인정해 8개월간 70원씩 총 560원을 납부하고, 9개월째에 나머지 40원을 모두 갚으면 원래 갚아야 할 이자 100원을 면제해 준다.
지금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간 채무불이행자는 담보, 보증, 기타 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최장 8년까지 분할해 원금만 내거나, 원금중 일부만 갚거나,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는 조건으로 채무조정을 해왔다.
위원회 관계자는 "기존에도 채무불이행자에 대해 원금과 이자의 총 합계액중 최대 3분의 1까지 탕감해 주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난 4월부터 생계형 신용불량자에 대해서는 이자를 모두 면제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종전에 원리금을 모두 갚는 신불자와 생계형 신불자(기초생활수급자 포함)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이처럼 이자 탕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취지에도 불구, 일부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채무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원금과 일정 이자를 갚기로 하고 채무 조정을 이미 완료한 사람에 대해 상환능력이 나빠지지 않는데도 일률적으로 이자를 면제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일찍 채무 조정에 들어가 성실하게 원리금을 납부한 고객이 오히려 늦게 채무 조정에 들어간 채무 불이행자보다 상대적으로 돈을 더 갚아야 하는 불합리한 점도 이번 이자 탕감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