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미세먼지 속의 KDB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건물. 사진=조세일보 DB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의 현금조달 능력 의심
타이어뱅크 발표후 더블스타 회장은 금호타이어에 서한
KDB산업은행은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힌데 대해 별로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여 그동안 중국 더블스타를 대하는 태도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다”며 인수 추진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한국 내 공장까지 모두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국민의 마음과 자존감에 큰 상처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 유출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타이어뱅크의 의사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의 현금조달 능력 등을 고려할 때 금호타이어 인수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듯한 분위기다.
중국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과 함께 광주 금호타이어를 방문해 노조를 설득했던 이동걸 회장도 타이어뱅크에 대해선 가급적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회생과 관련 “밑 빠진 독에 물붓기를 어느 선에서 끊어야 한다”면서 “더블스타가 아니면 누구도 금호타이어를 못 살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또 “금호타이어의 상용차 타이어 기술수준은 더블스타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며 기술유출 우려가 없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후 그 기술로 다른데서 생산할 곳이 없다”며 더블스타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자료=조세일보 DB
한편 중국 더블스타는 타이어뱅크측의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발표가 나오자 서둘러 금호타이어에 서한을 보내 인수 의지가 있음을 알렸다.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금호타이어 직원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서한에서 금호타이어 독립 경영 보장,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공통 협력 발전 추진, 금호타이어와 합의사항 존중 등을 언급했다.
차이융선 회장은 “한중 양국의 법률을 준수하고 한중기업의 합작과 노사 관계 측면에서 모범을 만들 것”이라며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시너지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차이융썬 회장의 이같은 서한은 지난 16일 칭다오 현지 기자인터뷰에서 금호타이어의 고용유지와 노조보장 요구는 처음 들어봤다고 말한 것에 비하면 180도 반전된 분위기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타이어뱅크의 인수전 가세에 대해서는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측은 “채권단이 해외매각 불발을 이유로 금호타이어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타이어뱅크의 자금조달 계획과 회사 운영 상황 등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는 타이어뱅크의 인수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오늘 30일 채권단 자율협약이 종료된다. 이에따라 당장 다음달 2일부터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는 기업어음을 막지 못하면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회장은 한국GM의 처리문제와 관련 “5000억원을 들여 10만개 일자리를 5년 유지하면 나쁜 장사가 아니다”며 지원을 시사한 바 있다.
이같은 이 회장의 논리라면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지원해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나쁜 장사가 아닌지 검토해봄직하다.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매각은 중국의 더블스타에는 허용되지만 한국의 타이어뱅크에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면 일자리 유지 차원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