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조세일보 DB
금호타이어 성급한 매각 추진으로 노조에 불리한 조항 의혹 제기돼
美 GM 회장, 이동걸 산은 회장 제쳐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 요구
산업은행이 오는 30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조에 경영정상화 계획 MOU체결과 함께 매각동의서를 제출을 독촉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 매각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노사가 매각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현재 진행 중인 채권단 공동관리 절차를 중단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금호타이어 법정관리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산업은행 M&A(인수합병) 담당자들의 안이한 대처와 함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협상력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넘기면서 3년간 근로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더블스타가 6463억원을 투입해 금호타이어의 지분 약 45%를 갖는 최대주주로 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지난 16일 칭다오 현지 기자인터뷰에서 고용유지와 노조보장 요구는 처음 들어봤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에 성급한 나머지 금호타이어 노조에 불리한 조항이 들어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조건 중 파업금지 조건에 대해 “노조의 파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본건 투자유치에 반대하는 노조 파업이 있는 경우 투자자는 계약을 해제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이미 금호타이어 노조의 신뢰를 잃었다.
부랴부랴 이동걸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차이융썬 회장과 함께 금호타이어를 방문해 노조 집행부와의 면담을 갖고 설득에 나섰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입장차이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와 차이융썬 회장 사이의 중재 과정에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요구 자료에 대한 부실한 답변으로 오히려 금호타이어 노조의 불신을 더한 셈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 과정에서 이동걸 회장의 협상력은 전혀 발휘되지 못한 상황으로 진행됐고 이 회장 또한 한국GM과 금호타이어 수습에 서로 상충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하며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 확산에 불을 붙인 꼴이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한국GM에 대해서는 구체적 신규자금 지원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GM본사가 한국GM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면 산은도 2대 주주 지분율(17.02%)만큼 신규자금을 대겠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반면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를 어느 선에서 끊어야 한다”면서 “더블스타가 아니면 누구도 금호타이어를 못 살린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금호타이어의 상용차 타이어 기술수준은 더블스타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후 그 기술로 다른 데에서 생산할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중국과 미국 현지 공장은 보호무역주의가 갈수록 심해지는 국제무역환경에서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고 금호타이어의 군사용·항공기용 타이어 제조기술이 중국기업으로 넘어가면 한국에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한국GM,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계열사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책임을 지려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질책도 나오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GM이 한국에서 계속 자동차사업을 영위하겠다고 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정작 GM의 메리 바라 회장은 이 회장을 제쳐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산업은행의 순간의 위기만 모면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졸속 M&A 추진과 이 회장의 어설픈 협상력이 어우려져 금호타이어와 한국GM의 위기 상황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답답한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