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혐의가 있는 납세자가 장부를 없애버리거나 허위로 작성한 경우가 분명할 땐 포탈세액을 추정해 조세포탈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추정한 포탈세액으로 조세포탈죄를 적용해 처벌하려면 포탈세액 추정방법이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객관적·합리적인 것이고, 추정결과가 고도의 개연성과 진실성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은 27일 "최근 A씨가 '추계조사 결정으로 포탈세액을 산정해 조세포탈죄를 적용한 것은 억울하다'며 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조세)·조세범처벌법 위반'관련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확정, A씨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판결문(2004도7141. 2005. 5. 12)에서 "수입·지출에 관한 장부 기타 증빙 서류를 허위 작성하거나 이를 은닉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수입금액을 줄이거나 지출경비를 늘림으로써 조세를 포탈한 경우는 조세포탈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조세포탈죄로 처벌할 때 포탈세액의 계산기초가 되는 수입 또는 지출의 각개 항목에 해당하는 사실 하나 하나의 인정에까지 확실한 증거를 요한다고 고집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방법이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객관적, 합리적인 것이고 그 결과가 고도의 개연성과 진실성을 가진 것이라면 추정계산도 허용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이다.
대법원은 이와 함께 "공동사업자들 중 일부가 다른 공동사업자들의 대리인 지위에서 그들에게 귀속될 소득세까지 포탈하였다면, 공동사업자들의 소득세 전액을 포탈한 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 선의의 다른 공동사업자들의 면책을 인정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때의 '연간 포탈세액' 계산은 납세의무자로서 포탈한 세액과 법인대표자·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사용인·기타의 종업원 등 행위자로서 포탈한 세액도 모두 합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