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거액의 매출을 다른 계열사로 빼돌리고 등기임원으로 이름만 올린 오너 가족에게 장기간 거액의 급여를 준 모 리조트 그룹의 경영진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부(재판장 심현욱 부장판사)는 강제집행면탈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모 리조트그룹 사장 A씨(37)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전무 B씨(55)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A씨의 아버지인 그룹 회장 C씨(69)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상무 D씨(50)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이 리조트 그룹은 경기도, 제주도, 경남 함안 등 전국 곳곳과 해외에도 골프장, 리조트, 호텔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D씨와 공모해 계열사 일부 계좌가 압류되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상 운영 중인 다른 계열사 명의의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이용객들이 결제한 카드대금 190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회장 C씨는 자신의 가족들을 등기임원으로 올려 실제 근무를 하지 않으면서 1명당 수천만원씩, 200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9억9000만원 가량의 급여를 부당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양벌규정에 따라 이 리조트 계열사 7곳에 각각 1000만원의 벌금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리조트그룹 사장 A씨에 대해 "그 죄책이 매우 무거운 점, 다른 신용카드가맹점 명의로 거래하거나 강제집행면탈 한 금액이 19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고 피해자 수도 상당히 많은 점, 특히 강제집행면탈죄는 법원의 판결과 그에 기한 강제집행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도록 하는 사법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중한 점, 나아가 피고인은 피해자의 이사·감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가족들에게 급여 및 상여금 명목으로 5억원 상당을 지급해 피해자 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기까지 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해당 계열사의 채권자들은 골프장 입회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신용카드 매출 수익으로 입회금을 반환하거나 직원 인건비와 골프장 운영비로 사용하는 등 리조트 그룹 골프장의 영업을 정상화할 목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가족회사이고 피해금액이 대부분 피해 회사에 반환된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리조트그룹 회장 C씨에 대해 "피고인은 실제 피해자가 이사·감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가족들에게 급여 및 상여금 명목으로 약 13년에 걸쳐 20억원 상당을 지급해 피해자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해 그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고령인 점, 오래 전 벌금형 전과 외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는 가족회사이고 피해금액이 대부분 피해 회사에 반환된 점을 참작했다"고 적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