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민정수석실 민간인 사찰 의혹 논란
특감반 민간사찰 의혹에 野 "조국 수석 해임" 맹공
한국당 "국기 흔드는 사안"···진상조사단 구성
바른미래당 "국민 불신만 더 커졌다"
◆…청와대가 연일 이어지는 전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언론과 정치권도 이에 동조,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조세일보)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연일 청와대를 맹공했다. 한국당은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을 해임할 것을 주장했다.
민정수석실 반부패방지비서관 산하 전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이 지난 주 한 언론에 특감반 재직 시 작성한 '첩보 보고서'를 전달하면서 특감반이 순수 민간인인 전 총리의 아들 과 은행장, 외교부 간부의 사생활, 개헌 관련부처 등 직무 범위를 벗어난 민관 사찰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특감반 경질 배경과 관련된 청와대와 당사자 간의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이라며 "문제는 청와대의 주장이 일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번 사건을 통해 알려진 국정 난맥상 각종 의혹의 범위와 크기가 너무나 엄청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뿐 아니라 한 명의 감찰관이 수집한 정권 고위 인사 비리 첩보만도 수십 개라는 사실, 이런 비리 첩보가 반부패비서관과 민정수석까지 보고됐으나 묵살됐다는 의혹, 청와대가 전직 총리의 아들이나 은행장 같은 민간인까지 광범위하게 사찰했다는 사실까지 하나하나가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인사검증 실패, 민정수석실 소속 직원들의 불법 행위, 특감반 관련 논란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진 조국 민정수석을 반드시 경질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청와대 특별감찰반 정권 실세 사찰 보고 묵살 및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바른미래당도 이날 이종철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불신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청와대 직무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과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이러려고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임명조차하지 않고 계속 공석으로 두고 있는 것인가 싶다"고 힐난했다.
이 대변인은 "정보·감찰 기관의 불법 정보 수집을 막겠다던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이미 헌신짝이 됐다"며 "국민들은 청와대의 대응에 의문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태우 전 감찰반원에 대한 청와대의 징계 처리 및 형사 처벌 등 사법처리 운운에 대해서도 강력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미꾸라지'라느니,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느니 '법무부에 추가 징계를 요청하겠다'느니, 진실 규명의 성실한 노력보다도 내부 고발자에 대한 모욕과 엄포에 총력을 쏟고 있다"며 "난국을 돌파할 최고의 전략은 정직이다. 언론을 포박하고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가상통화 투기가 과열되면서 범죄수단으로 사용되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심지어 참여정부 관련자들이 가상통화에 관여하고 있다는 풍문에 거품이 꺼지면 제2의 바다이야기가 될 거하는 시각도 있었다"며 "반부패비서관실은 가상통화의 동향과 대책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하기로 하고 로데이터(raw data)를 수집했다. 그 데이터 안에 전직 총리 아들 관련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직 총리 아들 사찰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하지만 반부패비서관은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며 그 내용을 반영하지 안았다"며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전직 총리 관련 내용은 민간인 사찰이 아니다. 반부패 관련 정책보고서 작성을 위한 로데이터 작성을 지원한 것일 뿐이다"고 거듭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에 더하여 SBS가 이날 ˂8시 뉴스˃에서 보도한 지난 4월 쓰레기 대란 때의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을 겨냥해 감찰을 했다는 내용과 ˂채널 A˃가 보도한 민간기업인 공항철도에 대한 첩보보고서에 대한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전 환경부 장관 경질 의혹 관련해선 "특정장관을 겨냥하여 감찰을 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환경부의 업무처리와 관련해서는 당시 언론들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그렇게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서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공항철도 감찰 관련해선, "지난 5월 공항철도에 대한 첩보가 특감반에 들어왔고 특검반장이 공항철도를 감찰대상인 공기업으로 잘못 알고 김 수사관에게 알아보라고 지시를 했다"며 "(이는) 공항철도의 이름과 업무 성격 때문에 빚어진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연일 이어지는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폭로와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는 내용이 전혀 사실과 무관함을 사례별로 반박 또는 해명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결국 의혹을 키우게 됐고 연일 언론과 정치권은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급 김태우 청와대 민정수석실 전 특별감찰관과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이 일합을 겨룰 정도로 비서실이 할 일이 그렇게 없는가"라며 비서실과 대변인을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이어 "청와대 대변인도 산적한 국정은 팽개치고 그 일만 브리핑하는가"라며 "검찰 수사에 맡기고 청와대에선 미주알 고주알 대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응대하니 커지고 영웅 만들기 나선 것 같습니다. 자중자애 바랍니다"라며 거듭 청와대의 대응을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17일자 페이스북 내용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