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미 중앙언론사·지방언론사 보도국장 간담회, 청와대 출입기자 간담회 등 언론을 통해 국민과 간접 대화를 해왔지만 이날은 KBS의 '참여정부 2년 6개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 출연, 정치와 경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스스로 '지지율 29%짜리 대통령'이라며 "'참여정부가 과연 시대와 역사의 흐름에 함께 가고 있는가', '아니면 거꾸로 가고 있는가' 크게 한 번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권력 통째로 내놓으라면 내놓겠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고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연정제안에 대해 "한국사회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애요소가 불신과 적대문화"라며 "지금 경제가 어려우니까 국민들이 (연정에)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지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약 30% 가까운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국민들의 뜻이 (한나라당과)파트너 하라는 것 같다"며 네 마음대로 하지말고 한나라당과 앞으로 가급적이면 많은 문제에 대해 의논하라고 명령을 받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연정 안하겠다고 하는 것은 선거구제도를 내놓지 않기 위해서지만 그것이 국민을 위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연정을 받기 싫으면 이 분열구도 극복을 위한 정치협상이라도 하자. 이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내 요구"라고 말했다.
□ 과거사 정리 보복 아닌 갈등 해소가 목적이다
노 대통령은 "과거사 정리는 갈등 해소가 목적"이라며 "보복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사 얘기를 다시 한 이유는 피해자가 있어서"라며 "국가권력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반드시 치유해 줘야 된다"고 말했다.
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권력의 남용에 의해서 저질러진 범죄는 반드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된다"며 "제도를 개선해서 '역사에 뚜렷한 교훈을 남기자' 이것이 역사를 정리해야 되는 이유 중에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과거의 일이라도 구조가 밝혀지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만 명명백백하게 밝히자는 것"이라며 "과거의 일도 이미 모든 것이 정리된 것이면 다시 꺼내어 옥신각신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도청사건에 대해 "도청사건이 97년 대선자금 보다 훨씬 더 큰 문제이며 97년 대선자금 문제는 법적으로 시효가 완성됐거니와 정치적 마무리를 내 딴에는 짓는다고 지었다"고 말했다.
□ 정부와 언론 관계는 '견제와 균형'의 관계되어야
노 대통령은 "권력과 언론과의 관계가 과거에 좀 비정상이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며 "'시녀', '유착'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이제 그런 관계를 넘어서 견제와 균형의 건전한 긴장관계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와 언론의 관계에 대해 "견제와 균형의 건전한 긴장관계로 변화돼 행정과 언론이 상호 비판과 견제로 품질이 높아지는 시대가 참여정부 2기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없을까 생각해 봤다"며 "언론이 정부권력을 비판, 견제, 감시하듯이 정부도 언론을 비판하고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언론도 상당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언론 스스로도 비판받고 감시 견제를 받아야 되는 위치에 서야 한다"며 "여러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제4의 세력들이 서로 힘을 모아서 머리를 맞대고 뭔가 의견의 일치를 봐야 그 사회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미국과 한국은 협력하는 것이 유리
노 대통령은 "자주국방, 자주적인 외교관계, 완전한 대등은 이뤄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합리적인 관계, 균형있는 한미관계, 이런 방향으로 차근차근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라며 "한미동맹과 북핵문제는 국민의견이 다양해도 정부는 미국의 영향력 행사를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팍스아메리카 이렇게 얘기하거나, 패권적 질서라고 보든 안 보든 중요한 것은 현실"이라며 "남북관계에 있어서의 미국과 한국은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겠다, 한국의 안전에 유리하다, 이런 것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면서 우리 정부의 한미관계 역량을 증명해 나가고 있다고 보고, 나는 이 문제는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서 아무도 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며 "그 문제는 반드시 풀린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