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터키 리라의 환율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한때 역전되면서 신흥국 통화에 불똥이 튀었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 미국 경기가 후퇴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 현상을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차가 1개월 이상 역전되면 6개월에서 1년후에는 경기침체가 찾아온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세계 경기후퇴는 현재 호황을 맞고 있는 미국보다는 신흥국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신흥국 통화에 대한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지난 2일 미국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고 있다”며 “올해 세계 경제의 70%가 경기 하강을 경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 경제 하강과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경기침체에 대비해 각국은 지금 재정여력을 키워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기는 둔화 우려에 초조하게 반응하고 있고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신흥국 외환시장에 불안감이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
터키 리라는 세계경기 위축 불안감과 함께 터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리라 가치가 급락한다는 것은 달러당 리라의 환율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터키 경제에 불안감을 느낀 기업과 국민들이 달러를 사들이고 리라를 내다 팔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터키 리라는 지난 5일 달러당 5.6149 리라를 기록하면서 지난 1월 31일의 달러당 5.1722 리라에 비해 8.6% 오른 상태다.
리라는 지난달 23일 달러당 5.7630 리라로 최고치를 보인후 급등락 하며 불안정한 횡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통화위기에 내몰렸던 아르헨티나의 페소 가치는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오는 10월의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페소의 가치는 지난 5일 달러당 43.4643 페소로 지난 1월 12일의 달러당 36.9030 페소에 비해 17.8% 하락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경제상황이 어려운 국가에 대한 투자심리가 타격을 받는데다 아르헨티나의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이 페소화의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브리질의 헤알도 신흥국 통화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헤알화도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연금개혁안의 의회 통과라는 정치적 사안까지 겹쳐 가치가 급락했다.
브라질은 연간 400억 헤알 상당의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 연금개혁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고령화 사회가 오기도 전에 연금 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헤알은 지난 5일 달러당 3.8620 헤알을 기록하며 지난 1월 31일의 달러당 3.6480 헤알에 비해 가치가 5.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계기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터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해 가치가 급락하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5일 97.00을 기록하며 연간 최고 수준인 97.62에 육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