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여간 달러 인덱스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달러화 강세가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달러화 약세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행태가 국제 환율시장에 반영되며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다.
국제적 환경도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기에는 우호적이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은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채 미봉책 수준에 그치고 있고 양국간 서로 자극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중국의 경제지표인 광공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며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활황국면을 누리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도 방향을 잡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영국 정치불안과 모멘텀 부재로 인해 불안해지면서 자연 달러화 강세를 불러오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분쟁으로 전세계가 한때 양국간 전면전 발생 가능성으로 긴장하기 했고 북미 제2차정상회담이 사실상 결렬로 끝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또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지난 15일 북한이 비핵화 협상 중단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37.30원으로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평양에서 외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미국과 더 이상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곳곳에서 불안감을 주는 징표들이 나타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달러화 강세의 주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15일 96.59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3월 26일의 88.60에 비해 9.0% 오른 수준이다. 달러 인덱스 지수가 높을수록 달러화 가치가 높고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달러 인덱스는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분쟁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불투명해지면서 지난 7일 연중 최고치인 97.62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3월 26일에 비해 10.2% 오른 수치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등 세계 6개국 통화와 비교해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1973년 3월의 기준점을 100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작성·발표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은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양국이 합의로 이끌기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중국이 합의안을 어길 경우 미국이 관세 인상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합의안에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9일 예정된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안 제2 승인투표를 부결시켰다. 파운드화 가치는 곧바로 1% 상당 하락하는 등 충격을 받기도 했다.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또다시 부상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시장가격 원칙에 따라 달러화의 가치는 당분간 높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