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네이버 제공
원·달러 환율이 지난 3개월간 박스권 속에서 지리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4일 미중 무역분쟁 타결 가능성으로 달러당 1106.50원까지 환율이 떨어졌다. 환율의 하락은 원화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부상하면서 12월 14일에는 달러당 1134.50원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원·달러 환율인 달러당 1106.50원과 높았던 환율인 1134.50원의 변동폭은 2.5%에 불과해 예전에 비해 미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15일 저녁 10시 고시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29.50원으로 박스권내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약세로 돌아설것 같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정세의 불확실성과 유럽연합의 경기가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으로 유럽경제 또한 불확실성 국면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장벽 건설에 대한 집념을 고수하면서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화 강세를 불러오기도 했다.
국내외 정세가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은 자연히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찾게 되고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달러 강세를 유지하게 되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오는 3월 1일 미중 무역갈등 유예기간 종료일을 앞두고 양국간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측면과 미국이 관세 인상 유예기간을 연장하며 추가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점도 달러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중간 협상이 잘 풀리면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가 약화되면서 달러화 강세는 멈추게 된다.
국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원화가 제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데는 사상 최대의 외환보유액를 기록하고 있고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체질이 강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수출기업이 달러를 받으면 원화로 바꾸면서 시중에 달러가 많이 풀리게 되면서 달러의 희소성이 덜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이 보유한 사상 최대의 외환보유액은 원화 강세를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월 말 외환보유액은 4055억 달러로 역대 최대수준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전의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00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 위안화와 연동되어 있는 국내 원화는 위안화 강세 추세에 맞춰 원화 강세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의 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협상의 핵심쟁점으로 부각되어 있는 상태다.
국내 원화는 국제정세가 불안해지면 원·달러 환율이 급속도로 상승했더라도 달러 약세라는 장기 추세를 고려한 달러화 매도 세력으로 원·달러 환율이 곧바로 안정화되는 박스권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국제 정세 변화와 함께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인가는 앞으로 원·달러 환율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의 결과가 확인되고 미국 경기 후퇴 조짐이 가시화될 때까지 환율이 뚜렷한 방향성을 설정하기 어렵고 박스권 내에서 계속 오르내림 현상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