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대비 50%↑…시장 전망치 웃돌아
정제마진 약세 불구 석유사업 흑자전환
◆…SK이노베이션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9년 2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불리한 업황 속에서도 우상향 실적 지표를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역분쟁 등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밑돌았던 정제마진과 역내 공급확대 등이 겹쳤으나 정유와 비정유를 아우르는 사업다각화 전략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까지 상회하며 선방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3조 1036억원, 영업이익 4976억원, 당기순이익 1690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6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에 비교하면 매출은 2.5%, 영업익은 41.6%, 순이익은 67.0% 줄었으나 전분기 비교 시 순이익만 20.1% 감소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 50.3%씩 증가했다.
최대 호황 시기가 지속됐던 2~3년 전 8000억~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때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 유가급락으로 약 4년 만에 기록했던 2815억 적자 이후 지속 개선세다. 올 상반기 내내 정제마진이 부진했고 화학제품 스프레드까지 약세였던 것을 감안하면 견조한 실적을 보인 셈이다. 오히려 이 같은 업황에 증권가에선 이 회사가 2분기 3000억원 초중반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특히 주력인 정유 부문이 정제마진 약세 직격탄을 맞을 수 있었으나 오히려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석유사업은 2분기 영업이익 2793억원으로 전분기 63억원 적자에서 벗어났다. 마진효과가 731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나 재고관련 이익이 늘어난 부분이 주효했다.
화학사업의 경우 파라자일렌(PX) 등 화학제품 시황 악화에 전분기보다 42.4% 줄어든 영업이익 1845억원 머물렀으나 윤활유 사업이 66% 늘어난 782억원의 이익을 거두며 기여했다. 또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운영비 절감 등으로 1분기보다 영업손실폭을 198억원 줄였으며 소재사업에선 10% 가량 이익이 감소했으나 273억원으로 흑자가 유지됐다.
SK이노베이션은 "최악의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정유-비정유 부문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각 사업이 양호한 성적을 거두면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며 "석유사업의 경우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따른 유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원유 도입선 다변화로 수급을 최적화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반기는 이달 들어 나타난 정제마진 반등과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등이 정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측은 "석유제품 수출·트레이딩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IMO2020 규제에 대비해 역내 최대 저유황유 공급을 목표로 선제대응하고 있어 정제마진 개선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것"이라며 "SK에너지가 울산CLX에 짓고 있는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도 내년 상반기 완공·상업가동이 예정돼 IMO2020에 따라 성장할 저유황유 시장을 선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분기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선제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으로 각 사업이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했다"면서 "배터리·소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지속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