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심재철 의원, 오른쪽은 러닝메이트 김재원 정책위의장(더팩트)
9일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원내대표의 행보가 첫발걸음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여야 3당간 합의한 '필리버스터 철회'가 당내 반발에 막히면서 '결정 보류'라는 애매한 모양새가 됐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필리버스터 철회'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반발에 3당 원내대표간 합의한 '예산안 합의후 철회' 방침을 보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철회 여부에 대해 "예산안이 제대로 되길 기대하면서 이런 얘기를 나눈 것"이라며 "3당 간사가 예산안을 논의하고 있고 예산안이 합의되면 다른 모든 것들은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합의가 제대로 될지, 안 될지는 협의하고 있는 (예결위)간사들에게 얘기를 더 들어보도록 하겠다"며 "잘 안 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는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혀 필리버스터 철회 보류를 시사했다.
이날 한국당 의총에서는 필리버스터 철회를 약속한 심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먼저 곽상도 의원은 의총 도중 퇴장하면서 기자들에게 "필리버스터 처리는 미리 공식화 할 필요가 없고, 내일 우리가 그냥 말 안 하고 철회하면 되는 거"라면서 "굳이 (원내대표가)공식화해서 숙이고 가는 모양새를 보일 필요 있느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발끈했다.
이어 김성태 의원도 "내용이 대체로 수용이 잘 안 된다"고 밝혔고, 주호영 의원 역시 "합의안대로라면 상대한테만 꽃길을 깔아준 것 아니냐. 굳이 철회부터 해줄 거 뭐 있냐"며 "어차피 정기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못 할 건데"라고 성급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여야 3당간 합의한 필리버스터 철회 결정을 보류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예산안의 합의 처리는 나머지 약속 이행의 전제 조건이 아니다"라며 철회 결정 보류에 강하게 반박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그러면서 "약속대로 내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11월 29일 본회의 안건 199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민식이법·데이터 3법 등 비쟁점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예산안은 현재 간사 간 논의 중이니 합의안대로 12월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3당 원내대표 간 첫 번째 합의 사항도 지키지 않은 상황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우리는 이후 누구와 무얼 믿고 논의해야 하는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심 원내대표에게 일침을 가했다.
